북한이 오늘로 예정된 남북고위급회담을 ‘맥스선더’ 훈련을 이유로 전격 취소해 향후 남북관계가 주목된다./연합뉴스
북한이 오늘로 예정된 남북고위급회담을 ‘맥스선더’ 훈련을 이유로 전격 취소해 향후 남북관계가 주목된다.
한국과 미국 공군의 대규모 연합공중훈련인 ‘맥스선더’ 훈련은 오는 25일까지 2주간 진행된다. 이번 훈련에는 미 최첨단 F-22 스텔스 전투기 8대, B-52 장거리폭격기를 비롯한 F-15K 전투기 등 100여 대의 양국 공군 전력이 참가하는데 북한이 이를 문제 삼은 것이다.
이번 훈련에 참여하는 F-22 전투기는 북한군의 레이더망을 뚫고 들어가 핵과 미사일 기지 등 핵심 시설을 정확하게 타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괌에서 이륙하는 B-52 장거리 폭격기도 참가할 것으로 전해졌는데 이 폭격기에는 32t의 폭약을 탑재할 수 있다.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이번 훈련이 판문점 선언에 대한 도전이며 좋게 발전하는 조선반도 정세 흐름에 역행하는 고의적인 군사적 도발이라고 전했다. 판문점 선언의 핵심 조항 중의 하나가 남북간 군사적 긴장 완화임에도 남측이 북한을 겨냥한 훈련임을 언론을 통해 공개하고 있는 데 대해 반발한 것이다.
특히 북한은 통지문에서 회담의 ‘무기 연기’를 언급함으로써 훈련의 축소 또는 일정 조정 등을 압박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북한의 이번 결정이 사실상 올해 1월 이후 숨 가쁘게 달려온 남북관계를 잠시 쉬어가기 위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통일전선부(이하 통전부)나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등 북측의 대남기구와 관계자들은 약 4개월여를 쉬지 않고 달려왔다.
물론 북한의 이번 조치로 남북관계가 중단되거나 북미정상회담의 차질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지만 전반적인 대화 흐름이 끊기지는 않을 것이라는 주장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실제로 북한은 ‘맥스선더’ 훈련이 치러진다는 사실을 알고도 풍계리 핵실험장의 폐기입장을 전했다. 또 15일에는 핵실험장 폐기 상황을 취재할 남측의 언론을 초청하는 통지문을 보내기도 했다.
대북 소식통은 북한이 회담을 무기 연기하기는 했지만 북미정상회담이나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등은 정상적으로 이행할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 중국 등과 다양한 외교를 추진하고 있는 북한 입장에서 이번 기회에 숨 고르기를 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정부도 일단 오늘 열릴 예정이던 고위급회담의 연기는 수용하되 앞으로 다양한 물밑 접촉을 통해 회담 연기가 장기화하지 않도록 노력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유정인턴기자 wkd1326@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