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모바일 메신저 위챗/서울경제DB
10억명이 사용하는 중국 최대의 모바일 메신저인 위챗(微信·웨이신)의 사용자 대화 내용을 중국 경찰이 실시간으로 감시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6일 홍콩 빈과일보에 따르면 중국의 저명한 반체제 여성언론인 가오위(高瑜·74)는 전날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동영상을 통해 이 같은 주장을 펼쳤다. 가오위에 따르면 이 같은 역할을 맡은 기관은 중국 선전시 난산 구에 자리 잡은 ‘난산 구 공안 분국 텐센트 증거수집센터’이다. 선전 시 난산 구는 텐센트(騰迅·텅쉰)그룹이 지난해 본사를 이전한 곳이다. 텐센트그룹은 위챗을 운영하는 중국 최대의 IT 기업이다.
가오위에 따르면 선전 시 공안 본청과 별도의 조직으로 활동하는 텐센트 증거수집센터는 텐센트로부터 특정 인물의 개인 정보와 대화 내용은 물론, 관련된 사람의 자료마저도 취득해 사건 조사 등에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위챗 사용자가 대화 내용을 삭제해도 공안 당국과 검찰, 법원 등은 텐센트로부터 대화 내용의 원본을 얻어 사건 처리에 활용하고 있다고 가오위는 주장한다.
가오위는 “중국 IT 기업은 사회 안정의 도구이자 앞잡이로 활동하고 있다”며 “중국 시민들이 실시간으로 감시당하는 이러한 행태는 경찰국가에서나 벌어질 일이요, 공안통치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공안 당국이 사용자의 메신저 대화 내용을 감시하고 있다는 주장은 꾸준히 언급돼 왔다.
자동차 제조업체 지리홀딩스의 리수푸(李書福) 회장은 올해 초 “마화텅(馬化騰) 텐센트 회장이 매일 우리의 위챗 대화 내용을 엿보고 있다. 우리는 사생활을 보장받기 어려운 환경에 놓여 있다”이라고 비판했다. 지난달에는 중국 안후이(安徽) 성 차오후(巢湖) 시 기율검사위원회가 “특정 사건을 수사하던 중 용의자가 삭제한 위챗 대화 내용을 복구했다. 여기서 얻은 단서를 활용해 사건을 해결할 수 있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는 위챗 대화 내용을 삭제해도 당국이 복구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중국 누리꾼들이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텐센트 측은 “우리는 사용자의 위챗 대화 내용을 저장하지 않으며, 대화 내용은 사용자의 휴대전화나 PC 등에 저장될 뿐”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한상헌인턴기자 arie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