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포천 국립수목원
겨울이 물러난 지 얼마나 됐다고 날씨가 벌써 후텁지근하다. 오랫동안 장롱 깊숙이 넣어뒀던 반소매 티셔츠를 꺼내 입을 시기가 다가오는 모양이다. 그래도 아직은 여름에 계절을 내어줄 때가 아니라는 듯 생명력 강한 봄의 기운이 거리 곳곳을 감싸고 있다. 이번주 말 한국관광공사가 추천하는 여행지를 돌며 마지막 남은 봄의 향취를 만끽해보는 것은 어떨까.
경기도 포천의 국립수목원은 ‘안 가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가본 사람은 없다’는 말이 회자될 만큼 아름다운 곳이다. 500년 넘게 자리를 지켜온 초록 숲이 단박에 마음을 사로잡고 이름도 정겨운 들꽃이 눈을 떼지 못할 만큼 고혹적이다. 국립수목원의 백미는 남쪽 끝자락에 위치한 전나무 숲. 지난 1927년 월정사에서 전나무 씨앗을 가져다 키운 묘목이 까마득한 높이로 자랐다. 숲에서 은은하게 퍼지는 피톤치드의 달고 시원한 공기를 맛보면서 최고의 삼림욕을 즐길 수 있다. 우리나라 산림과 임업의 역사를 1만1,300점의 사료와 유물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해놓은 산림박물관도 놓치기 아까운 볼거리다.
강원도 홍천의 수타사 산소길은 ‘가정의 달’ 5월에 가족들과 천천히 산책을 즐기기에 더없이 좋은 여행 명소다. 제주 올레와 지리산 둘레길에 뒤지지 않는 ‘명품 산책로’로 떠오른 이곳은 행정구역상 강원도에 속해 있지만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불과 102㎞, 자동차로 80분이면 닿는다. 공작산생태숲 교육관에서 시작해 수타사·공작산생태숲·출렁다리·용담을 거쳐 생태숲 교육관으로 다시 돌아오는 코스는 전체 길이 3.8㎞로 한 시간 반이면 충분히 둘러볼 수 있다.
전남 곡성 섬진강 기차마을
전남 곡성군의 섬진강 기차마을은 이색적인 볼거리를 가득 안고 있다. 구(舊) 곡성역사와 폐선된 전라선 일부 구간을 활용해 꾸민 테마파크인 섬진강 기차마을은 장미공원과 동물농장, 도깨비를 테마로 꾸민 요술랜드 등 아이를 동반한 가족이 함께 즐길거리가 차고 넘친다. 레일 바이크를 타고 달리며 굽이굽이 흐르는 섬진강을 구경하는 잊지 못할 경험도 할 수 있다.
/나윤석기자 nagija@sedaily.com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