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버스 A380 /연합뉴스
에어버스 A350 /연합뉴스
세계무역기구(WTO)가 14년간 지속돼온 미국 보잉사와 유럽연합(EU) 에어버스 간 보조금 분쟁에서 미국 손을 들어줬다.
1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WTO가 에어버스에 대한 EU의 불법 보조금 지급을 인정하는 최종 판정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2심제인 무역분쟁에서 상소 기구의 판정은 법원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이 있다. 미국은 지난 2004년 EU와 영국·프랑스·독일·스페인이 에어버스에 불법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면서 WTO에 제소했으며 WTO 패널은 2011년 1심에서도 EU와 4개국에 보조금 프로그램을 중단하라고 판정한 바 있다. WTO에서 보조금이 지급됐다고 지목한 기종은 ‘A350’과 ‘A380’ 등이다.
이날 판정으로 제소와 맞제소가 얽혀 14년째 이어져 온 보잉과 에어버스의 분쟁은 중요한 전환점을 맞게 됐다. 보잉사는 EU가 에어버스에 그동안 지급해온 보조금 22억달러(약 2조2,000억원)에 맞먹는 보복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성명을 통해 “EU가 오랫동안 WTO 규정을 무시했다는 것이 확인된 만큼 미 기업들에 손해를 입힌 EU 제품들에 대한 추가 대응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보복대응을 시사했다.
다만 EU가 맞제소한 사건의 판정이 아직 남아 있어 향후 무역보복 조치 등을 예상하기는 이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에어버스와 EU는 보잉이 미 국방부와 항공우주국(NASA)으로부터 부당한 지원을 받고 있다고 맞고소한 상태이며 관련 판결은 연내 나올 예정이다. 세실리아 말름스트룀 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은 “몇 가지 사안에서 보잉사가 손해를 봤다는 미국의 주장이 기각됐다”며 “미국에서 보잉사에 대한 공공재정 지원이 광범위하게 지속적으로 이뤄져왔다”고 비판해 쉽게 물러서지 않을 뜻임을 내비쳤다. /이현호기자 hhle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