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는 체육대회 개최를 결정하면서 외부에는 가능한 알려지지 않도록 직원들에게 입단속을 당부했다. 정부 부처가 체육대회를 열면 기자단을 초청해 간부들과 기자 간 ‘소통의 시간’을 갖는 관행과 달리 이번에는 기자들에게도 체육대회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와 금융감독원장의 잇따른 낙마 등 감독체계 혼란이 이어지는 어수선한 상황에서 눈총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금융위 내부에서도 체육대회 개최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이 있었지만 최종구 위원장이 강행하는 방향으로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체육대회 장소를 민간 금융회사인 한화생명으로 정한 것을 놓고 부적절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민간 금융회사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금융위가 이해관계에 있는 금융회사의 시설을 사용한 모양새가 됐기 때문이다. 정당한 대관료를 지급하고 빌려 썼다고 해도 문재인 대통령이 지적해온 일종의 적폐로 볼 수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금융위의 2015년 체육대회는 경기 용인시 기술보증기금 연수원에서 열렸다.
/서일범기자 squiz@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