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성향 주식을 골라 편입하는 스마트베타 상장지수펀드(ETF)가 높은 수익을 올리며 주목받고 있다. 저비용으로 시장 수익률을 추종하는 패시브펀드의 장점을 유지하면서도 시장 대비 초과 성과를 추구할 수 있는 액티브펀드의 성격을 가진 장점 덕분에 투자 자금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17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모든 스마트베타 ETF 상품들이 지난 1년간 플러스(+) 수익률을 보였다. 현재 상장된 스마트베타 ETF는 총 53개로 이 중 37개가 상장된 지 1년 이상 지났다. ‘TIGER 코스닥150로우볼’이 30.56%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어 ‘KODEX 모멘텀Plus’ 25.45%, ‘TIGER 모멘텀’ 20.36%, ‘KODEX 성장투자’ 15.66% 순으로 나타났다. 스마트베타 ETF는 주식처럼 쉽게 사고팔 수 있는 ETF의 장점에 펀드매니저가 종목을 고르는 액티브펀드의 특성을 더한 상품이다. 실적 대비 주가가 저평가된 주식을 담는 ‘가치주 ETF’, 주가 변동성이 낮은 주식에 집중하는 ‘저변동성 ETF’, 시가총액이 작은 주식이 많이 포함된 ‘중소형주 ETF’, 배당 성향이 높은 주식 중심의 ‘고배당 ETF’, 이익률과 안정성이 높은 ‘우량주 ETF’ 등으로 구분된다. 일반적인 ETF가 코스피 200 등 특정 지수 편입 종목을 시가총액 비율대로 투자해 지수가 오르는 만큼만 수익을 내는 것과 차이가 있다.
정재욱 삼성자산운용 ETF운용팀 매니저는 “팩터투자에 기반한 스마트베타는 전 세계 시장, 특히 미국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투자전략”이라며 “미국의 선례를 통해 액티브펀드에서 유출된 자금들이 스마트베타 ETF로 유입되는 현상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는 이론에 기반한 팩터투자를 통해 저비용으로 장기적인 초과 성과를 달성하는 것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ETF 정보제공 서비스 ‘ETF.COM’에 따르면 이런 형태의 ETF 상품은 이미 전 세계에서 총자산 8,094억달러(약 873조원)를 넘어설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연초 이후 주요 증시 조정에 따라 총자산이 소폭 감소했지만 153억달러(약 16조5,000억원)가 유입되며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이 중 미국에 상장된 997종의 스마트베타 ETF가 전체의 87%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 스마트베타 ETF 시장도 꾸준히 증가 추세다. 지난 1·4분기 기준 한국 스마트베타 ETF 총자산은 1조7,657억원으로 전년(1조3,690억원) 대비 약 4,000억원 증가했다. 개별 ETF 중에서는 TIGER코스피중형주, KODEX 200 중소형, TIGER 200 동일가중, KBSTAR 중소형고배당 ETF로 각각 500억원 이상의 자금이 유입됐다. 정 매니저는 “앞으로 국내에서도 저비용 투자문화 확산과 EMP 활성화 등으로 이런 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재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4분기는 경기 호조 및 금리 상승 국면”이라며 “주도주 변화가 빠른 한국 증시 특성상 2·4분기에는 모멘텀(상승 여력) ETF에 집중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전했다.
/권용민기자 minizza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