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2차 무역협상]무역갈등 풀리나…美 'ZTE 제재 완화'에 中 '수수 반덤핑 철회'

2차 미중 무역협상 진행 와중에 상호 유화 제스처
"中 '2천억달러 美적자 감축패키지'도 제시"…중국 "제안한 적없다" 부인 난항 예고
트럼프 '中버릇없어' 압박 지속

미국과 중국 대표단이 통상갈등 해소를 위해 2차 무역담판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한발 물러서 미국 측에 선물 보따리를 내놓았다. 미국 농산물 관세 철폐와 미국 기업에 대한 금융시장 투자 개방계획을 제시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무역협상에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며 줄다리기가 지속될 듯한 상황이라 어떤 식으로 협상이 마무리될지는 미지수다.


중국 상무부는 18일 “미국산 수수가 중국 소비자에게 끼치는 영향이 크며 반덤핑 조사가 공공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반덤핑 예비판정을 부과했던 미국산 수수에 대한 조사를 중지한다고 발표했다. 중국 상무부는 이와 관련해 “최근 중국 내 돈육 가격이 하락하면서 축산업자들의 어려움이 커 미국산 수수에 반덤핑 조치를 취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중국을 겨냥한 제재 조치에 변화의 기미가 보이면서 중국 또한 대미 무역보복을 단계적으로 풀고 있는 모양새다.

중국은 또 이번 대미 협상 과정에서 미국에 대두와 반도체·천연가스 등 2,000억달러(약 216조원) 규모의 제품 구매계획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중국이 제시한 쇼핑리스트는 미국이 중국과의 1차 무역협상에서 주문한 무역흑자 축소 요구액 2,000억달러에 상응한다”며 “중국은 은행·보험 등 금융 분야 투자개방 약속도 다시 꺼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반면 중국 상무부는 200조원 미국산 구매계획을 제안하지 않았다고 부인해 협상이 난항을 겪는 모습이다.

중국의 태도 변화에서 관건은 실천 가능성이다. 하지만 미 현지 언론은 부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당장 일명 ‘트럼프 패키지’로 불리는 중국의 미국산 제품 대량구매 계획은 대중 무역적자 해소 캠페인을 벌이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승리’를 주장할 근거가 될 수 있지만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회의적인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부정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그는 이날 미중 2차 무역협상에 대해 “과연 그게(무역협상) 성공할까. 나는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미국 정가에서는 ZTE에 대한 압박을 계속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전하다. 17일(이하 현지시간) 폴리티코에 따르면 미 하원 세출위원회는 만장일치로 상무부의 예산 관련 세출 법안에서 ZTE 제재 항목을 그대로 유지했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박민주기자 hb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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