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비핵화와 관련해 원산-길주 간 철로를 보수하고 열차를 시험 운행하는 정황이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이 같은 움직임은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의 폐기 현장을 취재하는 국제기자단 수송을 위한 사전 조치로 보인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20일 “북한이 원산과 길주를 연결하는 철로의 여러 구간을 보수하는 정황이 식별되고 있다”며 “보수 작업을 마친 구간에서는 열차가 시험운행하는 장면도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원산에서 길주까지는 270여㎞의 철도가 놓여 있으나 건설한지 오래돼 열차 속력은 최대 시속 40여㎞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열차가 최대속력으로 달려도 낡은 구간이 많아 원산에서 길주까지 7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북한은 지난 12일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의식을 취재할 국제기자단을 위해 원산에서 풍계리 핵실험장까지 특별전용열차를 편성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북한이 핵실험장 갱도 폭파 장면 관측을 위한 전망대를 설치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는 19일(현지시간) ‘핵실험장 주변을 촬영한 위성사진에서는 서쪽 갱도 인근 언덕에 4줄에 걸쳐 목재 더미가 쌓여있는 것 같은 모습이 보인다’며 ‘이는 취재기자들이 북쪽과 서쪽, 남쪽 갱도 폭파 장면을 안전하게 지켜볼 수 있는 전망대를 준비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권홍우기자 hongw@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