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싼데 재건축 매달릴 필요있나요"...북적이는 모델하우스

용마산역 쌍용예가 등 분양가
주변시세보다 싸 인파 몰려
재건축 규제·강력 조세정책에
기존 아파트 거래절벽 현상
분양시장으로 쏠림 심해져

“요즘 분양 아파트 아니면 선택지가 있나요. 양도세, 보유세로 재건축이든 구축 아파트든 거래가 완전 막혀버렸다니까요”(경기 군포시 산본동 거주 60대 박모씨)

21일 경기 안양시 만안구 안양동 일대에 개관한 안양 센트럴 헤센 2차 모델하우스는 부동산 시장 거래절벽이란 말이 무색할 만큼 인파로 북적였다. 지난 18일 개관한 이 모델하우스에는 지난 주말 동안 입장 시간 전부터 줄이 이어 지며 입장까지 대기시간만 1시간 이상 소요되기도 했다. 건설사 관계자는 “이날 오후까지 지난 4일간 약 1만7,000명이 다녀갔다”고 귀띔했다. 양도소득세 중과, 재건축 부담금 폭탄 등으로 매매시장에서는 매도·매수세가 사라지는 ‘거래 절벽’이 뚜렷한 반면 분양시장은 활기를 띄며 모델하우스를 찾는 발길은 줄지 않고 있는 것.


실제로 현장 곳곳에선 분양 아파트가 아니면 투자할 데가 없다는 푸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박모씨는 “물론 투기세력은 차단해야 하지만 지금은 정부의 정책 압박이 너무 거세 실수요자까지 매매 시장에서 내몰리는 상황”이라면서 “재건축, 구축 아파트도 현재 거래가 막혀 이도 저도 할 수 없는 만큼 분양아파트로 관심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안양시 만안구 거주 50대 박모씨는 “안양은 아파트의 경우는 요즘 일반 거래는 거의 안 되고 신규 분양만 인기가 높다”면서 “투자 목적으로 왔는데 벌써 로얄층은 다 팔렸다고 해서 깜짝 놀랐다”고 털어놨다.

같은 날 서울 광진구 어린이대공원역 인근에 마련된 용마산역 쌍용 예가 더 클라우드 모델하우스에도 이날 오후까지 지난 4일간 1만5,000여명이 몰리면서 의자가 부족해 관람객들이 바닥에 앉아 상담 차례를 기다리는 장관이 연출되기도 했다. 최근 특별공급 비율이 확대되고 자격 기준이 완화된 만큼 아이를 업고 온 신혼 부부들도 많았다. 수요자들은 분양 아파트의 최대 장점으로 낮은 분양가를 꼽았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통제 때문에 생긴 ‘로또 분양’에 대한 기대감이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용마산역 쌍용 예가 더 클라우드의 경우 평(3.3㎡)당 평균 분양가가 1,700만원으로 수년 전 분양을 마친 인근 아파트에 비해 저렴하다. 실제 지난 2013년 분양한 용마산 코오롱하늘채는 전용 59㎡가 최근 5억원에 실거래 되고 있지만 쌍용예가 같은 평수는 4억3,000만원에 분양가가 형성돼 있다. 강남 만큼은 아니지만 추후 시세 차익을 기대해볼 수 있는 것이다. 쌍용예가의 마케팅 총괄을 맡은 심영태 올림디앤씨 대표는 “신규 아파트가 구축에 비해 통상적으로 110~120% 비쌌던 통념과 달리 최근에는 HUG의 분양가 통제 등 영향으로 분양 아파트가 오히려 싸게 나오고 있다”면서 “더 깨끗하고 가격도 저렴해 높은 프리미엄을 기대할 수 있는 신축 아파트를 사면 되는데 굳이 매물도 잘 나오지 않는 구축 아파트를 찾을 이유가 없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거래 절벽, 분양 아파트 쏠림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팀장은 “신규 분양 중에서도 과천, 미사, 강남 지역 관심이 높은 지역에만 쏠리는 현상이 더 심해질 것”이라며 “보유세가 가시화되고 있고 다음 달엔 종부세를 발표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당장은 하향세가 지속되고 여름 지나고 하반기부터나 시장이 안정세로 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조주현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의 강력한 조세 정책, 재개발·재건축 규제가 거래절벽을 만든 것인데 앞으로도 특히 재건축 분야에 많은 규제가 예정돼 있다”면서 “규제가 없는 곳으로 일시적으로 수요가 몰리는 동시에 당분간은 부동산 시장에서 투자 신중 모드가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주원·이재명기자 joowonmai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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