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와 새를 좋아하고 사람과 세상 얘기 나누기를 즐겨 아호를 ‘화담(和談·정겹게 이야기를 나눈다)’으로 지었던 구 회장의 유지대로다. 구 회장이 생전에 그토록 좋아했던 새가 지저귀는 나무 가득한 숲 속에서 영면에 드는 것이다. 장지는 “고인이 원한 대로 조용히 떠날 수 있게 해달라”는 유족 뜻에 따라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화장, 그것도 수목장은 선산에 안장되는 일반적인 사회 지도층의 장례 관례에 비춰 이례적일 정도로 소박하다. 1999년 별세한 최종현 SK 회장이 ‘화장해달라’는 유언을 남겨 당시만 해도 사회적으로 큰 파장이 있었지만 재계에서는 그다지 확산되지 못했다. 2008년 세상을 뜬 구 회장의 모친인 하정임 여사도 화장돼 경기도 이천 LG인화원 주변 봉안당에 안치돼 있다.
/한재영기자 jyha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