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012330)와 현대글로비스(086280)의 분할합병이 취소되면서 현대차(005380)그룹주의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분할합병의 득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됐던 현대글로비스가 더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엘리엇의 의도대로 의결권자문기관들이 반대하며 발목이 잡혔던 주가에 일반 개인투자자들마저 돌아서며 분할합병이 취소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가를 흔들어놓은 엘리엇의 전략이 성공한 셈이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양사가 분할합병 계획을 밝힌 지난 3월28일 이후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주가는 각각 8%, 13%씩 하락했다. 분할합병안이 발표되기 전후 주가 상승분을 거의 반납했다. 현대차 역시 같은 기간 2%에 가까운 하락률을 기록했다. 투자자들이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기대감보다는 모비스·글로비스의 분할합병안이 실현되지 못할 것이라는 쪽으로 기울었기 때문이다. 증권전문가들은 이날 분할합병 취소로 단기 주가 충격은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현대모비스보다는 부결·가결 시의 목표주가 차이가 큰 현대글로비스 주가가 더욱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현대차그룹이 보다 진전된 지배구조 개선안, 주주환원정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점에 기대를 걸고 있다. 주주들이 만족하면서도 지배구조·사업구조 재편과 경영권 승계까지 감안한 방안이 발표된다면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강 연구원은 “새로운 지배구조 개편안에서도 지주사 체제로의 이행을 피하고 현대글로비스를 활용하는 방향은 유지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유주희기자 ginge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