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일이 있더라도 6·12회담을 확실하게 성공시켜야 한다는 공감대가 두 대통령 간 이번 다섯번째 만남의 배경이 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북미정상회담의 판을 깨고 되돌아가기엔 남북미 모두 너무 먼 길을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적처럼 찾아온 이번 한반도 비핵화 협상의 기회를 놓치면 감당하기 힘든 파국의 위험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남북미 3국 모두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북한의 갑작스런 강경 메시지가 나와도 우리는 가급적 인내하고 절충점을 찾아가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방미일정을 수행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지난 21일 워싱턴행 대통령 전용기 내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미정상회담에 대해 99.9% 성사를 자신한 것도 그런 맥락이다. 정 실장은 “(이번 한미정상회담의 주목적은) 두 분 정상 만남이 목적이 아니라 그 이후의 상황을 어떻게 두 정상이 잘 이끌어 갈 것이냐에 대한 솔직한 정상 차원에서의 의견 교환”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아울러 지난 19일의 한미정상간 직통전화(핫라인) 대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께서 남북정상회담에서) 김정은과 만난 뒤 내게 개인적으로 전해줬던 확언(assurance)들과 북한의 공식 담화 내용은 왜 상충되느냐’고 따져물었다는 뉴욕타임스(NYT)의 보도에 대해서도 정 실장은 “제가 (그날의) 정상통화에 배석했는데 그런 것 없었다”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정 실장에 따르면 이번 한미정상회담에 설정된 주제는 2가지 였다. 첫째는 6·12회담을 어떻게 성공적으로 성사시키고 중요한 합의를 이룰 수 있게 할 지다. 둘째는 6·12회담에서 합의가 이뤄질 경우 이를 어떻게 잘 이행하도록 할 것인가다. 이와 관련해 한미정상회담에서 설정된 구체적 협의내용은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에 합의하고 이행을 가시화할 경우 체제보장, 경제지원을 확실히 보장해주는 방안이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실제로 정 실장은 워싱턴행 기내에서 “북한측 입장에서 우리가 좀 이해를 하는 방향으로 저희가 고민을 하고 있다”고 발언했는데 여기서 ‘북한측 입장’이란 미국에 북한에 대해 일방적으로 비핵화만 요구할 것이 아니라 체제 보장도 해줘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고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설명했다. /워싱턴=민병권기자 newsroo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