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베네수엘라가 자국의 대선 직후 취해진 미국의 추가 금융제재에 반발, 자국에 주재하는 미국 외교관을 추방했다.
또 미국의 추가 금융제재에 대해 “국제법을 위반한 반인륜 범죄”라며 강력히 비난했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수도 카라카스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열린 당선증 수여 행사에서 “토드 로빈슨 미 대사 직무 대행과 선임 외교관인 브라이언 나랑호가 군사적인 음모에 연루된 만큼 48시간 내 출국을 명령했다”고 밝혔다.
마두로 대통령은 “자국에 있는 미국 대사관이 그간 군사, 경제, 정치 문제에 개입해왔다”며 “조만간 증거를 제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음모나 제재로 베네수엘라를 저지할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베네수엘라와 미국은 상대국에서 대사를 철수시킨 2010년 이후 서로 대사를 파견하지 않고 있다.
베네수엘라 외교부도 이날 낸 성명에서 “우리는 정당한 투표권을 행사한 베네수엘라 국민을 처벌하기 위해 체계적으로 이뤄진 미국의 공격과 적대 행위를 다시 한 번 비난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임의적이고 일방적인 미국의 제재는 반인륜 범죄이자 정치·경제적 폭력”이라며 “미국의 봉쇄는 베네수엘라인들이 기초 생필품에 접근할 기회를 막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미국은 대사 추방에 대한 보복 조치를 경고했다. 미 국무부 관계자는 “외교 채널을 통해 베네수엘라로부터 통보를 받지 못했다”면서도 “추방이 확인된다면 미국은 적절한 보복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유럽연합(EU)도 베네수엘라 대선을 인정하지 않고 추가 제재 검토에 나섰다. 페데리카 모게리니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이번 대선은 다원주의, 민주주의, 투명성과 법치에 대한 존중 없이 이뤄졌다”며 “신뢰할만한 절차를 위한 최소한의 국제 기준도 준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EU는 앞서 베네수엘라 고위층 인사 7명에 대해 역내 자산을 동결하고 여행을 금지한 바 있다. 베네수엘라에 대한 무기 수출도 막고 있다. /이현호기자 hhle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