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HC 점주들 거리로 나와 기자회견…본사에 "원가공개·갑질중단"

가맹점 협의회 꾸려 '단체 대응' 본격화…"배달 앱 16.1% 공제" 지적도
bhc 본사 "협의회 구성 환영…식자재 면밀히 합리적으로 공급하겠다"

대형 치킨 프랜차이즈 bhc 점주들이 23일 오전 서울 국회 앞에서 전국 bhc 가맹점 협의회 설립 총회를 겸한 기자회견을 열고 본사에 식자재 납품 단가 인하와 원가 공개 등을 요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치킨업계 2위인 bhc 소속 점주들이 본사에 납품 원가 공개와 갑질 중단 등을 요구하며 23일 거리로 나섰다.

bhc 점주들로 이뤄진 ‘전국 bhc 가맹점 협의회’는 이날 오전 국회 정문 앞에서 설립 총회와 기자회견을 열었다. 협의회는 “bhc 본사는 최근 몇 년간 전례가 없는 업계 최고의 성장을 달성했다”며 “우리가 이것이 ‘그들만의 잔치’로 판단되기에 문제를 제기한다”고 주장했다. 점주들은 “업계 상위 3개사 중 bhc의 영업이익률은 나머지 2개사보다 3배 이상 높지만, 본사가 가맹점에 공급하는 원가가 경쟁사보다 비정상적으로 높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본사에 △가맹점에 공급하는 주요 품목의 공급원가 인하 △주요 공급품 원가 내역과 품목별 마진율 공개 △가맹점에서 걷은 광고비·가공비 등 부당이익 내역 공개와 반환 △부당 갑질 중단 △외국계 사모펀드가 회수한 자금 내역 공개 △주요 임직원에 대한 주식공여와 배당 내역 공개 △가맹점 협의회 공식 인정 등을 요구했다.


점주들은 “우리는 판매 가격을 올리거나, 배달대행 수수료를 받는 방식으로 소비자에게 부담을 전가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본사에 요구한 것은 공급 가격 인하와 판매 촉진 명목의 비용을 줄여달라는 것뿐”이라고 강조했다. 또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bhc 본사가 가맹점주에게 점포환경개선 비용을 과도하게 떠넘기는 갑질을 했다”며 과징금 1억4,800만원을 부과한 것에 대해서도 재조사를 요구했다.

가맹점 협의회는 그동안 개별적으로 움직이던 bhc 점주들이 처음으로 단체를 꾸려 본사에 한목소리를 낸다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bhc 전국 점주 1,400여명 중 절반 이상이 참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진정호 가맹점 협의회 임시 협의의장은 “본사와 점주 사이에 진정 어린 상생 구조를 협의해 고객에게 좋은 서비스와 좋은 품질의 먹거리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해외 사모펀드의 경영 실태를 알리고 앞으로 국내 프랜차이즈 산업이 보호되는 계기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bhc 본사는 이 같은 점주들의 움직임에 대해 “가맹점 점주 협의회 구성을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환영한다”며 “시장 환경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것은 서로를 이해하고 의지해 한 단계 성장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더욱더 진솔하고 진정성 있는 대화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점주들의 주장에 대해서는 “bhc 신선육은 산지 유통 과정과 브랜드 노하우를 반영한 염지·절단 등의 과정을 통해 공급되는 것으로, 이를 타사와 비교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맞받아쳤다. 또 본사가 막대한 수익을 올렸다는 부분에는 “가맹본부의 수익은 투명 경영과 효율적인 시스템 경영의 결과”라며 “원가와 이익을 문제 삼은 가맹점의 일방적인 단체 행동에 대해서는 유감을 표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원가 인하 요청은 가맹점의 정당한 권리라고 생각하며 식자재를 면밀히 합리적으로 공급하겠다”고 언급했다.

/한상헌인턴기자 arie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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