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천성 기형 100명 중 5.6명…6년새 1.6배 늘어

임종한 교수팀 320만명 분석
"비뇨 생식기계 이상 빈도수 늘어
내분비교란 환경호르몬 가능성
선천성 결함 감시시스템 갖춰야"

국내 기형아 출산이 갈수록 늘고 있다./출처=연합뉴스

국내 기형아 출산이 갈수록 늘고 있다. 2008년만 해도 100명당 3.4명에 그쳤던 기형아 출산이 2014년에는 5.6명으로 6년 새 1.6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임종한 인하의대 직업환경의학과 교수팀은 2008∼2014년 사이 출생아 320만8,617명에 대한 건강보험 청구 자료를 분석하자 이같이 나타났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환경연구 및 공중보건’(International Journal of Environmental Research and Public Health)에 최근 발표됐다. 연구팀은 69개 주요 선천성 결함을 대상으로 연도별 유병률 변화를 분석했다.


그 결과 인구 1만명당 기형아 출산율은 2008년 336.4명에서 2009년 372.9명, 2010년 401.2명, 2011년 445.6명, 2012년 474.2명, 2013년 539.8명, 2014년 563.6명으로 해마다 대폭 상승해왔다. 조사 기간 전체로 보면 6년 새 67%나 늘었다.

종류별로 보면 좌우 양 심방 사이의 벽에 구멍이 생기는 ‘심방중격결손’이 2008년 인구 1만명당 82.2명에서 2014년 2.7배인 188.9명으로 늘었다. 또 선천성 엉덩이관절 탈구(41.8→103.7명), 신장에 물혹이 있는 낭성신장(0.43→2.0명), 고환이 음낭으로 완전히 내려오지 못한 잠복고환(45.6→74.3명) 등도 같은 기간 유병률이 크게 높아진 선천성 기형으로 분류됐다.

연구팀은 특히 잠복고환이나 요도하열(소변 길인 요도 부위가 정상보다 아래에 위치하는 질환) 등 비뇨 생식기계 이상 빈도수 증가에 주목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내분비교란물질(EDC)과 같은 생활주변의 환경호르몬이 탓일 가능성 때문이다. 실제로 해외에서는 콩팥 형성 이상과 폐쇄성 비뇨생식기 결함 등의 선천성 기형 질환 위험이 ‘다이옥신 배출 소각로’ 인근 지역에서 빈번하게 발생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온 바 있다. 또 환경호르몬(EDCs)과 유기용매 등에 노출되면 신생아의 요도하열 위험이 증가한다는 연구도 있다.

임종한 교수는 “신생아 사망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선천성 결함 유병률이 해를 거듭할수록 증가하고 있다”면서 “선천성 기형의 위험요인을 찾고 예방활동을 평가하기 위해 향후 선천성 결함에 대한 전국적 감시시스템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서영인턴기자 shy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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