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세연은 16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TV조선 주말드라마 ‘대군-사랑을 그리다’(극본 조현경, 연출 김정민, 이하 ‘대군’) 종영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얼리버드 엔터테인먼트
‘대군’은 동생을 죽여서라도 갖고 싶었던 사랑, 이 세상 아무도 다가올 수 없게 만들고 싶었던 그 여자를 둘러싼 그들의 뜨거웠던 욕망과 순정의 기록을 담은 드라마. 진세연은 조선의 국가대표 미녀 성자현으로 분해 조선 사교계 최고 신랑감이자 왕위 계승 서열 3위 이휘 역을 맡은 윤시윤과 애틋한 로맨스를 선보였다.
지난 2016년 MBC ‘옥중화’로 우수연기상까지 받은 진세연은 2년 만의 복귀작에서 다시 사극에 도전했다. 연속해서 사극을 선택한 이유가 있을지 묻자 “오히려 저는 ‘옥중화’ 옥녀와 ‘대군’ 자현이가 워낙 다른 캐릭터이기 때문에 같은 사극 속에서도 조금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이 있었다”며 솔직하게 말문을 열었다.
“미팅을 했을 때 감독님이 저의 이미지를 보시고 밝은 모습이 좋다고 하셨다. ‘옥중화’를 한 번 해봤기 때문에 사극에 굉장히 잘 어울린다고도 말씀을 해주셨다. 캐릭터적인 것보다는 연기적인 것에서 너무 사극이라고 부담스럽게 생각하지 말라고 해주셨다. 작가님께서도 멜로적인 감성이 사극보다는 현대극의 사랑처럼 가볍게 했으면 좋겠다고 말씀을 해주셨다. 그런 감정적인 부분에 대해서 더 얘기를 많이 나눴다.”
진세연 역시 밝은 성자현을 연기하고 싶었다고. 하고 싶은 것을 다 하는 밝은 모습을 사랑스럽게 그리면서 그 안에 있는 당당함을 표현하는 것이 관건이었다. 자신이 생각한 것을 똑 부러지게 얘기할 수 있는 여성의 당당함. 처음 대본을 접했을 때는 아무리 당당한 자현이라도 과연 그럴 수 있을까하는 생각에 조금 소심하게 연기했지만 재촬영을 하면서 자현이라면 이래도 되겠다는 생각에 더 당당해졌다는 설명이다.
“실제 저는 굉장히 다르다. 원하는 것을 말을 못하는 성격이다. 특히 같이 일한지 얼마 안 된 분들에게는 말을 잘 못한다. 내가 원하는 것을 위해 상대방과 부딪히기 보다는 피해가는 성향이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자현이가 부러운 게 있었다. 그런 것을 배우고 싶기도 했다. 자현이처럼 달라지고 싶다고 생각은 하지만 실제 성격이 바뀐다는 것은 어렵더라. 자현이를 연기할 때만큼이라도 대리 만족을 했다.”
진세연이 역할에 대해 만족스러워한 만큼 작품 자체적으로도 만족스러울만한 결과를 얻었다. TV조선 사상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것. 드라마 중반, 배우들은 광화문에서 프리허그를 하겠다는 시청률 공약을 내세우며 5%를 목표했고, 기적처럼 마지막 회에서 5.6%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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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률 공약을 지키는 것이 처음이라 뜻깊었다.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신문 보고 오셨다면서 자현이라고 손도 잡아주시고 진양대군 때문에 눈물 쏙 뺐다고도 해주시는 것을 보면서 우리 드라마가 사랑을 받았구나하는 것을 한 번 더 느꼈다.”
‘대군’은 초반 2%대에서 시작해 6, 7회 즈음 1%대로 떨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후반으로 갈수록 시청률은 더욱 탄력을 받았다. 진세연이 생각한 시청률 상승의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그는 우선 “대본이 워낙 재밌었기 때문에 저희 드라마가 끝까지 사랑을 받을 수 있지 않았나”라고 설명했다.
“힘이 빠지지 않고 계속해서 탄력을 받아서 쭉 나갔다는 점에서 좋았다. 저도 대본을 받을 때마다 너무 재밌게 읽었다. 배우들도 이렇게 촬영을 하면서 다음 회가 기다려지는 건 처음이라고 다 같이 얘기를 했다. 또 아무래도 휘랑 자현이가 당하다가 복수도 하고 변화하는 모습이 많은 분들에게 시원함을 드렸고, 그런 부분에서 재밌게 보시지 않았나 싶다.”
시청자들은 ‘대군’에 대해서도 호평을 보냈지만 진세연의 연기에 대해서도 대부분 만족하는 반응을 보였다. 배우로서 연기 칭찬만큼 기분 좋은 게 또 있을까. 진세연은 “본방을 챙겨보면서 네이버 톡도 보고 방송이 끝난 후 동영상 올라오는 것도 다시 보면서 댓글도 확인했다”며 “자현이를 좋아해주시고 휘현 커플을 응원해주시는 것을 보면서 힘이 났다”고 고마워했다.
“(호평을 들으니) 너무 좋았다. 제가 의도한 밝고 당당한 자현이의 모습을 시청자분들이 그대로 느끼고 함께 공유하는 느낌이었다. 그런 것들이 너무 좋아서 저 스스로도 자현이를 더 사랑하게 된 것 같다. 현장에서 촬영을 하고 연기를 하면서 조금 더 자신 있어질 수 있었다.”
그 덕분인지 진세연은 동료 배우들에게도 꾸준히 칭찬을 들었다. 성자현을 짝사랑하는 이강 역을 맡은 주상욱은 진세연을 두고 “NG를 안 낸다”며 신기해했다. 진세연은 “대사 자체가 강이나 휘보다 적은 편”이라고 겸손하게 말하면서도 “집중력이 굉장히 짧고 강한 편”이라고 노하우를 귀띔했다. “후반부로 갈수록 대사가 많아졌는데 선배님이 칭찬을 많이 해주셔서 더 이상 NG를 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더 열심히 했다”며 애교스럽게 덧붙이기도.
/사진=얼리버드 엔터테인먼트
내내 파트너로 활약했던 윤시윤 또한 진세연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그는 진세연을 두고 “대한민국에서 손꼽히는 에너지가 있는데 저평가받고 있는 것 같다”고 말하기도. 가장 옆에서 지켜본 배우가 아낌없이 칭찬해주는 것에 대해 진세연은 쑥스러워하면서도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시윤 오빠는 현장에서 저를 직접 만나보고 부딪히면서 좋게 봐주신 거니까 그런 점에서는 고맙다. 인터뷰를 통해서 저에 대한 좋은 이야기를 굉장히 많이 해주셨다. 그런 게 너무 고맙다. 저도 오빠에게 도움을 받은 게 많았고 정말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드라마가 끝나고 나서도 좋은 얘기가 들려오니 한없이 고맙다.”
그렇다면 진세연이 생각하는 자신은 어떨까. “스스로는 잘 모르겠다”가 현재의 대답이다. 좋게 봐주시면 감사하지만 만약 안 좋게 보셨더라도 더 열심히 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연기라는 게 사실 답이 없다”는 진세연은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연기를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다음에는 굉장히 밝고 가벼운 분위기의 현대극 로코를 해보고 싶다. ‘이방인’ ‘각시탈’ ‘감격시대’ 다 장르물 아니면 시대극, 사극이었다. 그래도 앞으로 더 다양한 것을 해보면 되니까 그게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현대극에서도 그렇고 더 다양한 캐릭터를 해보고 싶다. 강처럼 뜨거운 짝사랑을 하는 캐릭터도 좋다.”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