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호르몬 탓? 신생아 기형 67% 증가

인하대, 2008~2014년생 분석
비뇨생식기계 기형아 출산 늘어
내분비교란물질 등 영향 가능성


국내에서 선천성 결함(기형)을 갖고 태어난 샌생아가 6년새 70%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생활주변의 환경호르몬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돼 국가 차원의 감시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임종한 인하의대 직업환경의학과 교수팀은 지난 2008∼2014년 출생아 약 321만명의 건강보험 청구자료를 분석한 결과 69개 주요 기형을 갖고 태어난 신생아가 2008년 1만명당 336.4명에서 2014년 563.6명으로 67.5%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7년 사이 선천성 엉덩관절 탈구 신생아는 2.5배(42→104명), 심방 사이의 벽에 구멍이 있는 심방중격결손은 2.3배(83→189명), 고환이 음낭으로 내려오지 못한 잠복(미하강) 고환은 1.6배(46→74명) 늘어났다. 증가율이 가장 높은 질환은 콩팥형성이상으로 4.65배(0.43→2명)나 됐다.

연구팀은 특히 잠복고환, 소변이 나오는 요도 입구가 정상보다 아래 쪽에 있는 요도하열(尿道下裂) 등 비뇨생식기계 이상을 가진 아이의 출산 증가세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내분비교란물질과 같은 생활주변의 환경호르몬이 나쁜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 때문이다. 해외에서는 △플라스틱을 태울 때 나오는 발암물질인 다이옥신 배출처(소각로 등)가 있는 지역에서 태어난 아기는 콩팥형성이상, 폐쇄성 비뇨생식기 결함 등 선천성 기형 위험이 △환경호르몬·유기용매 등에 노출된 태아에서 요도하열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임 교수는 “신생아 사망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선천성 결함 유병률이 해를 거듭할수록 증가하고 있다”면서 “위험요인을 찾고 예방활동을 평가하기 위해 전국적 감시시스템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국제환경연구 및 공중보건 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Environmental Research and Public Health)에 발표됐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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