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콘텐츠 된 실시간 퀴즈쇼…참가자도 기업도 "돈되네"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퀴즈쇼
문제 풀며 목돈 벌 수 있어 인기
네이버 스노우가 만든 잼라이브
최대 동시접속자 13만명 넘기도
기업은 홍보 수단 활용 움직임
상금 지원·관련분야 문제 출제


30대 직장인 김문제(가명)씨는 요즘 점심을 먹고 나면 오후 일과를 시작하기 앞서 스마트폰으로 문제를 푸는 게 일상이다. 보통 낮 12시에서 1시 사이에 진행되는 스마트폰 실시간 ‘퀴즈쇼’에 참여하는 것이다. 평소 상식이 풍부하다고 자부하는 김씨지만 ‘어린이 보호구역은 학교 정문 출입구로부터 몇 미터(m)일까’와 같은 문제가 나오면 당황할 수밖에 없다. 제한 시간 내 빠르게 답변을 눌러야 해서 검색할 겨를도 없다. 가까스로 모든 문제를 맞추면 최후 생존자끼리 상금을 나눠 가진다. 김씨가 모든 문제를 맞춘 날에는 다행히 최후의 생존자가 10명이어서 총 상금 100만원을 쪼개 10만원을 얻었다. 김씨는 다가오는 주말에는 총상금 1,000만원 규모의 이벤트 퀴즈쇼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미국과 중국에서 성장한 스마트폰 기반의 실시간 퀴즈쇼 서비스가 국내에서도 빠르게 자리잡고 있다. 사용자는 문제를 풀면서 상금을 얻을 기회가 생기고 기업 입장에서는 일반 광고보다 자연스럽게 홍보하는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어서다.


23일 네이버에 따르면 자회사 스노우가 운영하는 실시간 퀴즈쇼 ‘잼라이브’의 최대 동시 접속자 수는 최근 13만명을 돌파했다. 이는 국내 실시간 퀴즈쇼 서비스 중 가장 높은 수치다. 네이버 관계자는 “별다른 이벤트를 진행하지 않았는데도 주말에 사용자가 몰려 기존 기록을 넘어섰다”면서 “지난 2월 서비스 출시 이후 접속자 수는 꾸준하게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국내에선 네이버 스노우 외에 스마트폰 잠금화면 서비스 ‘캐시슬라이드’로 유명한 엔비티(NBT)가 ‘더 퀴즈 라이브’를 운영하고 NHN엔터테인먼트(181710) 역시 시즌 형태로 ‘페이큐’를 서비스한다. 국내에서 가장 먼저 실시간 퀴즈쇼를 선보인 잼라이브의 평균 접속자 수가 약 7만명으로 가장 높고 더 퀴즈라이브 역시 3만명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초부터 국내 인터넷기업들이 선보인 퀴즈쇼 형태는 간단하다. 매일 정해진 시간에 맞춰 애플리케이션(앱)에 접속하면 진행자가 정해진 순서에 따라 문제를 내고 사용자는 3~4개 선택지로 제시된 답안 중 정답을 3~10초 내로 누르면 된다. 진행자로는 사용자의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 배우 정성호, 개그맨 유민상 등 유명 연예인이 등장한다. 상금은 서비스와 주제에 따라 매일 달라지지만 최소 100만원에서 1,000만원까지 걸린다. 문제를 모두 맞힌 최후의 생존자가 이 상금을 균등하게 나눈다.

문제를 푸는 15~20분 동안 사용자는 온전히 퀴즈쇼에 집중하게 된다. 순발력을 발휘해 빠르게 답안을 눌러야 상금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특징 덕분에 일반 기업은 모바일 실시간 퀴즈쇼를 새로운 홍보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방식은 기업이 상금을 지원하고 퀴즈쇼에 나오는 문제로 관련 분야의 문제를 내는 것이다. 예를 들어 증권사가 상금을 후원하면 주식 분야의 문제를 내는 방식이다. 모바일 실시간 퀴즈쇼가 처음 만들어진 미국에서는 진행자가 특정 기업의 상품을 자연스럽게 표출하거나 언급하는 방식으로도 광고가 이뤄지고 있다. 사용자의 거부감을 낮추도록 최대한 광고를 자연스럽게 표출하는 것은 퀴즈쇼 서비스 운영사의 가장 중요한 전략으로 꼽힌다. NBT 관계자는 “퀴즈쇼에서는 기업 정보와 서비스가 문제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기 때문에 사용자가 비교적 거부감 없이 광고를 받아들이게 된다”면서 “이를 기반으로 여러 기업과 제휴를 진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민구기자 mingu@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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