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업종에 또 미국發 훈풍

마이크론 매출 전망 상향
SK하이닉스 사상 최고가


반도체 업종에 미국발 훈풍이 재차 불었다. 마이크론의 매출 전망이 상향 조정된 영향으로 SK하이닉스(000660)가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는 등 투자자들의 신뢰감이 두터워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3일 장 초반부터 전일보다 3% 이상 오른 9만2,300원에 거래되며 사상 최고가를 넘어선 후 장 막판까지 상승세가 이어지며 전일 대비 6.96% 급등한 9만5,300원에 장을 마쳤다. 평소 200만주대였던 일일 거래량도 1,029만주까지 치솟았다. 이날 외국인투자가들은 하루 사이 3,061억원 규모로 SK하이닉스 주식을 순매수했다. 삼성전자(005930)도 모처럼 상승세를 보이며 전일보다 3.6% 상승한 5만1,800원에 거래됐다.

전날 미국 반도체 기업인 마이크론이 기대 이상의 매출 전망을 내놓은 영향이 컸다. 마이크론은 21일(현지시간) 현지 애널리스트 대상의 기업설명회를 통해 오는 3~5월 매출 전망치를 72억~75억달러(약 7조7,000억~8조1,000억원)에서 76억~78억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이와 함께 반도체 업종의 수급 균형이 맞아 예상보다 오래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밖에 서버용 반도체, 자율주행차용 반도체 시장에 이어 인공지능(AI) 서버 시장까지 성장하면서 반도체 업황의 호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김장열 골든브릿지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데이터 이코노미’에 대한 밝은 전망을 바탕으로 반도체 업계 투자자들에게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만한 코멘트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국내 증권가에서도 반도체에 대한 장기적인 기대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산업은 안정적인 수요 증가와 과도하지 않은 공급 증가로 과거보다 변동성이 크게 줄면서 구조적으로 꾸준한 수익이 가능한 영역에 들어섰다”며 “일종의 골디락스 구간에 진입한 셈”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중국이 정부 차원에서 추진 중인 반도체 산업 육성과 증설 등이 유의해야 할 리스크로 꼽힌다.
/유주희기자 ging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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