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후(현지시간)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열린 한·미 정상 단독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환담하다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자리에서 “특정한 조건들이 충족되지 않으면 북미회담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에 대한 ‘역 벼랑 끝 전술’을 들고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DC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모두발언을 통해 “(6월12일) 북미회담이 열리지 않으면 아마도 다음에 열릴 것”이라며 “열리면 좋을 것이고 안 열려도 괜찮다”고 말했다. 또 “6월에 (회담이) 진행되지 않을 만한 상당한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조건부이기는 하지만 북미회담 취소와 연기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미회담 재고 가능성을 제기한 북한의 벼랑 끝 전술을 되받아 친 것으로 평가된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23일 하원 외교위 청문회에서 “올바른 거래가 (협상) 테이블에 올려지지 않으면 정중하게 (협상장을) 떠날 것”이라고 말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힘을 보탰다.
트럼프 대통령은 비핵화 방식에 대해 “일괄타결이 바람직하다”며 “한꺼번에 이뤄진다는 것은 물리적인 여건으로 봤을 때 불가능할 수도 있으니 짧은 시간에 딜이 이뤄졌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요구한 단계적 해법을 어느 정도 수용하며 타협안을 제시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북미회담 성사를 위한 중재 역할에 초점을 맞췄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이루는 동시에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를 구축하고 북미 간에도 수교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내에 북미회담 성공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있다는 사실을 잘 안다”며 “과거에 실패했다고 미리 비관한다면 역사의 발전이란 있을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북한은 23~25일 중 실시할 예정인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를 현장 취재할 남측 기자들의 명단을 23일 오전 접수했다. 공동취재단 기자 8명은 성남공항에서 출발해 원산에 도착했다. /워싱턴DC=민병권기자 이태규기자 newsroo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