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고노 다로 외무상이 지난 9일 오전 일본 도쿄 영빈관 ‘하고로모노마’에서 열린 제7차 한·일·중 정상회의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미국을 방문 중인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이 기자들에게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행사가 쇼로 끝나선 안 된다”고 말했다.
24일 일본 교도통신에 따르면 이날 미국 워싱턴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회담한 고노 외무상은 이같이 말하며 “비핵화를 향한 발걸음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고노 외무상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 연기 가능성을 시사한 것에 대해 “조건이 갖춰지지 않으면 회담할 의미가 없다.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명확한 약속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문제에 대해서는 “최종적으로는 북일 간에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된다. 우선은 북미 정상회담의 결과를 지켜보겠다”며 북한과의 대화에 의욕을 보이기도 했다. 통신에 따르면 고노 외무상과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회담에서 북한이 핵무기를 포함한 모든 대량파괴무기와 다양한 사거리의 탄도미사일을 완전히 폐기하도록 요구해 구체적인 행동을 끌어내자는 방침에서 의견일치를 봤다.
교도통신은 고노 외무상이 북미 정상회담의 준비 상황과 지난 22일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의 내용에 대한 설명도 들었다고 설명했다. 고노 외무상은 회담 후 기자들에게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한 일본과 미국 사이의 역할 분담에 대해 깊이 있는 논의를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 핵무기와 탄도미사일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폐기(CVID)의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 일본과 미국 사이 생각의 차이는 없다”고 강조했다.
고노 외무상과 폼페이오 장관 간 회동은 지난달 말 요르단 암만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고노 외무상은 지난 21일 아르헨티나에서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한 뒤 현지에서 폼페이오 장관과 만난 다음 남미 국가들을 순방할 계획이었지만, 폼페이오 장관이 회의에 불참하자 일정을 바꿔 미국을 방문했다. 그럼에도 이날 회담은 25분간 짧은 시간 동안 열렸다 .
고노 외무상은 지난달에도 폼페이오 장관의 중동 방문 소식을 듣고 한국과 미국 방문 일정을 취소하면서까지 암만으로 달려가 그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김주환 인턴기자 juju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