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정민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와 전현배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 측이 24일 서울경제신문에 건넨 ‘최저임금의 고용효과’ 자료에 따르면 정부와 노동계의 주장과 달리 최저임금 인상은 고용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우리나라 경제 사령탑의 세 축인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서로 다른 견해를 내놓고 있는 가운데 학계가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에 미치는 효과를 연구·산출해 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교수진은 지난 2006년부터 2018년까지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 데이터 등을 이용해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다. 특히 최저임금이 12.3% 올랐던 2006~2007년과 16.4% 인상된 2017~2018년을 집중 분석했다.
연구 결과 5~29인 사업체 기준 근로자 중 10%가 최저임금이 인상돼 급여가 오르게 되면 고용 증가율은 2.2~3.4%포인트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 채용 증가율과 기존 고용 유지율은 각각 0.7%포인트, 1.5%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사업체 소멸률은 0.9%포인트 증가했다. 쉽게 말해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사람을 덜 뽑고 현재 일하는 사람과 근로계약을 해지하거나 심지어 사업장의 문을 닫을 가능성이 커진다는 얘기다.
산업별로는 제조업의 경우 노동절약형 기술 도입 및 공장 해외 이전 확대 등의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서비스업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비용상승에 기술혁신으로 대응하기 힘들 것으로 예상했다. 이 교수는 “최저임금 인상이 기존 사업체의 고용을 감소시키는 것은 사실이다. 감소의 크기도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고용 감소는 감원, 근로시간 단축, 퇴출의 형태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25일 서울대 금융경제연구원 정책심포지엄에서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한다.
/임지훈기자 jhl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