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승효상 ‘도보다리’ 묘사 “김정은에 보내고 싶다”

SNS 통해 밝혀
대화내용도 소개..."비무장지대, 우리가 잘 보전하며 함께 활용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풍경 속에서 풍경이 된 또 한 명의 사내, 김정은 위원장에게도 이 글 보내고 싶다"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27일 오후 판문점 도보다리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남북 정상회담 중 도보다리 회담을 묘사한 건축가 승효상 씨의 언론 기고문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도 보내고 싶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24일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건축가 승효상 씨가 한 언론에 기고한 글의 링크를 걸고 “풍경을 이렇게 잘 묘사한 글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차 가는 미국행 비행기 안에서 주치의 송인성 박사가 한 번 읽어보라며 여러 겹 접은 신문을 건네줬다”며 “‘도보다리 풍경’의 묘사는 정말 압권이었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저는 그 때 그 풍경 속에 있었고, 풍경을 보지 못했다”며 “이 글을 통해 비로소 온전한 풍경을 보았다”고 말했다. 그는 “대화에 집중하느라 무심히 보고 들었던 나뭇잎이며 새소리까지 생생하게 살아났다”며 나눴던 대화도 소개했다. ‘이런 곳이며, 비무장지대며 우리가 잘 보전하면서 함께 활용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가 문 대통령이 소개한 대화다.

문 대통령은 “풍경 속에서 풍경이 되었던 또 한 명의 사내,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에게도 이 글을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승효상 씨는 글에서 “남북 정상회담 중 많은 장면들이 역사적 기록으로 남겠지만 내게는 도보다리의 풍경이 압도적 아름다움으로 남았다”며 “8,000만 민족의 생명, 어쩌면 그보다 훨씬 더 큰 세계의 운명을 짊어진, 그래서 절대 고독에 사로잡혀 있을 두 사내가 그 다리의 끝에 마주 앉았다”고 평가했다. 그는 “그 속에서 두 사내가 주고받았을 진실, 들리지 않았지만 세계를 향해 절박하고 세계가 절박했던 그들의 진정성 가득한 몸짓은 롱테이크로 줌렌즈에 잡혔고, 되지빠귀·산솔새·청딱따구리 같은 이름마저 예쁜 새들의 소리와 그 위를 지나는 바람소리가 지켜보는 이들의 숨마저 삼켰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어쩌면 우리 모두에 내재해 있을 폭력과 증오, 불신들을 내려놓게 한 이 풍경, 바람과 빛은 너무도 아름답게 우리의 마음에 스며들었으니 바로 그게 풍경의 본질이었다”고 말했다.

/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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