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후에도...'먹고살기 위해 일한다'는 노인 70%

■복지부 '2017년 실태조사'
단순노무직 종사 절반 육박
10년만에 비중 2배로 증가

은퇴 후에도 일하는 노인 10명 중 7명은 ‘먹고살기 위해서’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작업환경이나 복지 수준은 물론 급여가 상대적으로 낮은 단순노무직에 종사하는 노인이 절반에 가까웠다.


24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17년 노인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전국 65세 이상 노인 1만299명 중에서 지금도 경제활동을 하고 있는 노인은 30.9%였다. 그 중에서도 폐지줍기, 단순부품조립 등 몸으로 할 수 있는 단순노무직이 40.1%로 가장 많았다. 조사가 처음으로 시행된 2008년(24.4%)보다 비중이 2배 가까이 늘었다. 정경희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부원장은 “예전에는 농어업 종사자가 가장 많았지만 이제는 산업구조 변화로 단순노무직이 많이 늘었다”며 “소득수준이 매우 낮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일하는 노인의 73%는 ‘생계비를 벌기 위해’ 일을 하고 있었다. 조사대상 노인의 연간 총소득은 1,176만원이었고 그 중 가장 많은 36.9%가 기초연금·국민연금·기초생활보장급여 등 공적이전소득이었다. 사적이전소득(22%), 사업소득(13.6%), 근로소득(13.3%)이 뒤를 이었다. 강민규 보건복지부 노인정책과장은 “정부의 공적소득과 일자리 지원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자녀와 같이 사는 것이 좋다’는 노인은 15.2%에 그쳤다. 2008년(32.5%)의 절반 수준이다. 실제로 10명 중 7명은 혼자 살거나(23.6%) 자녀와 떨어져 사는 노인부부가구(48.4%)였다. 자녀와 함께 사는 경우에도 가사지원이나 손자녀를 돌봐주기 위해 동거하는 경우(27.3%)가 가장 많았다. ‘같이 사는 것이 당연하다’는 응답은 2008년 43.4%에서 지난해 14.8%로 뚝 떨어졌다. 혼자 살아도 어려움이 없다는 응답도 44.5%로 3년 전(12.7%)의 4배로 뛰었다. 혼자 사는 것을 선호하는 사회적 흐름과 가족관의 변화가 노인층에서도 감지된다. 다만 85세 이상과 저소득 노인층은 혼자 살면서 간호문제나 경제적·심리적 불안감으로 어려움을 겪는다는 응답이 대부분이어서 정책적 관심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종=빈난새기자 bint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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