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 이상 지진땐 수신거부해도 강제 재난문자

정부 지진방재 개선대책
경보 발표시간 7초로 앞당겨
2029년까지 학교 내진보강
'안전 시설물 인증제' 도입 추진
지원 혜택 적어 실효성은 의문


앞으로 규모 6.0 이상의 대규모 지진이 발생하면 휴대폰 수신 거부를 했더라도 긴급문자가 강제로 전송된다. 문자로 전달되는 지진조기경보 발표시간은 최대 7초로 당겨진다. 전국 유치원, 초·중등학교에 대한 내진보강은 오는 2029년 마무리된다.

정부는 24일 범부처 합동으로 이런 내용을 담은 ‘지진방재 개선대책’을 발표했다. 지난해 포항지진에서 내진설계가 안 된 건물들의 피해가 컸던 터라 이번 대책은 내진보강을 위한 ‘속도전’에 중점을 뒀다.

대책에 따르면 정부는 공공건물 18만개의 내진보강을 2035년까지 마무리한다. 당초 2045년까지 잡혀 있었는데 이번에 10년을 앞당겼다. 이를 위해 2022년까지 5년간 총 5조4,0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포항지진 당시 피해가 집중된 유치원, 초중고교는 2029년까지 전국에 걸쳐 내진보강을 끝내기로 했다. 특히 포항·경주는 올해 안에, 영남권은 2024년 완료할 계획이다. 상대적으로 숫자가 적은 전국 국립대학은 2022년까지 끝내기로 했다. 유치원, 초중고교까지는 해마다 3,600억원을, 국립대학에는 매년 1,000억원을 각각 투입한다. 이 밖에 철도·지하철 등 주요 시설은 내년까지, 변전소·발전소 건축물은 올해 안에 내진보강을 완료한다.

그동안 투자가 부족했던 민간 건물에는 ‘지진안전시설물 인증제’를 도입했다. 정부는 내진성능 평가비용 등에 대해 재정지원을 한다. 부동산 구매자가 인증 여부를 쉽게 알고 안전 여부를 판단할 수 있도록 한 조치다. 민간 건축물의 저조한 내진보강률을 높이려는 취지라지만 별로 혜택이 없어 실효성은 의문시된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기존 민간 시설의 내진보강에 대한 확실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또 필로티 구조물에 대해서는 3층 이상의 경우 건축구조기술사의 설계와 감리 과정 확인, 시공 시 동영상 촬영 등을 모두 의무화했다.

이와 함께 긴급재난문자에는 대피요령 등 간단한 국민 행동요령이 포함된다. 규모 6.0 이상 지진 때는 문자 수신을 거부했더라도 긴급문자가 강제로 전송된다. 지진조기경보 시간은 현재 관측 후 15∼25초에서 12월부터는 육상지진의 경우 관측 후 7초까지 단축한다.

전국 단층조사도 속도를 높인다. 당초 2041년까지 조사를 끝낼 계획이었으나 5년 앞당겨 2036년까지 마무리한다. 동남권은 2012년까지, 수도권은 2026년까지 조사를 끝내고 결과를 공개한다. /최수문기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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