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드루킹 '대선 전 댓글작업' 자료보존 완료

경찰, 네이버·다음·네이트서 자료 넘겨받아 분석 예정
‘킹크랩’ 사용 여부 확인은 아직 미지수

경찰이 ‘드루킹’ 김모(49, 구속기소)씨 일당의 포털 댓글 조작 관련 자료를 확보해 본격적인 분석에 나설 예정이다./연합뉴스

경찰이 ‘드루킹’ 김모(49, 구속기소)씨 일당의 포털 댓글 조작 관련 자료를 확보해 본격적인 분석에 나설 예정이다.

서울지방경찰청 수사팀은 드루킹 일당이 대선 7개월 전인 2016년 10월부터 대선 당일인 작년 5월 9일까지 댓글 작업을 한 기사 링크(URL) 1만9,000여건의 보존조치를 완료했다고 25일 밝혔다.

앞서 경찰은 이달 초 드루킹 측근의 이동식 저장장치에서 2016년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댓글 작업이 이뤄진 포털 기사 URL 9만여건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이 가운데 1만9,000여건은 대선 전부터 당일까지 댓글 작업이 진행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드루킹 일당이 대선을 앞두고 매크로(동일작업 반복 프로그램)를 이용해 불법 댓글조작을 벌였는지 규명하는 데 핵심 자료로 여겨진다.


경찰은 댓글조작에 관여한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 카페 회원들이 댓글 삭제 등 증거인멸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해당 기사들이 실린 네이버와 다음, 네이트를 상대로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해 자료보존에 나섰다. 경찰은 이들 기사 댓글에도 매크로와 같은 비정상적 수단이 사용돼 추천 수가 조작된 사실이 있는지도 확인할 방침이다.

또 경찰은 드루킹 일당이 자체 구축한 매크로 기능 구현 서버 ‘킹크랩’을 이용해 대선 전부터 불법 댓글조작을 했는지도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드루킹 일당이 조기대선의 가능성 등을 염두에 두고 조직적으로 댓글 작업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드루킹의 핵심 공범인 박모(30, 필명 ‘서유기’)씨는 검찰에서 “대선 전부터 ‘킹크랩’을 구축해 댓글 작업을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대선 전 ‘킹크랩’을 이용한 댓글조작 여부를 확인하고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전 의원이 매크로 조작 사실을 알았거나 이를 지시했는지에 대해서도 계속 수사할 방침이다.

다만 경공모 회원들이 이미 외국 서버에서 킹크랩 관련 자료를 삭제한 것으로 알려져 경찰이 최종적으로 킹크랩 사용 여부를 확인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킹크랩이 실제로 댓글조작에 사용 가능한 수준이었는지도 아직 조사되지 않았다.

한 관계자는 “조기 대선이 치러지면서 대선 당시에는 킹크랩을 사용하지 못한 것으로 안다”며 “테스트 차원에서 사용해본 킹크랩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사용하지 못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찰은 킹크랩 자료가 없어도 이미 확보한 기사 댓글에서 기계적 수단을 쓴 추천 수 조작이 추가로 확인되면 업무방해 혐의 적용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장유정인턴기자 wkd1326@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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