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남북 정상회담으로 북미 정상회담이 다시 열릴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확산 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소 선언에 급락했던 경제협력주가 이번 주 북한 정치 이슈에 따라 급등락하며 롤러코스트를 탈 가능성이 제기된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24일까지 35.73% 올랐던 코스피 건설업종 지수는 북미 정상회담이 취소된 후 첫 거래일인 25일 5.31%나 빠졌다. 종목별로는 한라(014790)·남광토건(001260)·현대건설우(000725)가 18% 이상, 동부건설우(005965)·일성건설(013360) 등이 10% 이상 급락했다. 철도 관련주인 에코마이스터(064510)(-25.36%)와 현대로템(064350)(-19.19%), 북한의 인프라 건설 시장 개방으로 기대를 모았던 인프라 관련주인 하이스틸(071090)(-22.26%), 고려시멘트(198440)(-20.03%), 쌍용양회우(003415)(-14.88%), 이화전기(024810)(-6.05%) 등도 추락을 피하지 못했다.
하지만 26일 2차 남북 정상회담이 열리면서 냉각될 것으로 우려됐던 경협주에 대한 투자심리는 다시 살아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북한과 미국의 갈등이 나타난다고 해도 오히려 합의로 향해가는 과정일 수 있다”며 “이러한 갈등을 통해 북한은 더 많은 것을 양보하게 될 것이며 미국도 더 많은 혜택을 보장해주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경제협력 관련 업종의 펀더멘털이 북한과 관계 없이 좋아지고 있는 점도 관련주 주가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이 연구원은 “북한이 아니어도 건설, 기계, 철강 등의 업종은 펀더멘털이 호전되는 중”이라며 “달러가 약세로 전환되면 시클리컬 산업은 긍정적인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최근 하락하긴 했지만 경협주 주가가 여전히 고평가된 수준이라 추가 상승세가 제한적이라는 의견도 있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남북 경협주가 단기간에 급등하면서 피로감이 쌓였다”며 “북미 회담이 취소 등 불확실성이 확대됐기 때문에 건설·건자재 업종의 조정이 불가피한 만큼 당분간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남북경협 수혜 평가를 받아온 철도주 현대로템은 25일 19.19% 주가가 빠졌지만 연초 대비하면 주가가 49.3%나 오른 상황이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가 하락한 점을 고려하면 높은 상승세를 보인 것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북미 정상회담 이슈에 따라 경협주가 앞으로도 급등락할 수 있다며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진단하고 있다. 정훈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남북 해빙 무드로 인한 경제협력 기대감으로 급등세를 보인 종목들은 ‘소문에 사고 뉴스에 팔아라’라는 격언에서 벗어날 수 없다”며 “언제든지 차익 매물이 대거 나올 수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유주희기자 ginge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