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문재인 대통령의 2차 남북정상회담 결과 발표를 시청하고 있다./권욱기자
5·26 남북 정상회담이 전격 성사된 데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다급함이 묻어난다는 시각이 많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을 취소한다는 공식 서한을 보낸 바로 다음날 김 위원장이 우리 측에 먼저 개최를 제안했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27일 오전 2차 남북 정상회담 결과를 발표하면서 “김 위원장은 그제(25일) 오후 일체의 형식 없이 만나고 싶다는 뜻을 전해왔고 저는 흔쾌히 수락했다”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지금 북미 정상회담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느낀다”며 회담 취소 의사를 전한 다음날이다.
북미 정상회담이 무산 위기에 몰리자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에게 서둘러 손을 내민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발표에서 “김 위원장이 다시 한 번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분명히 했다”며 “남북은 6·12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이뤄져야 하며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위한 우리의 여정은 결코 중단될 수 없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거듭 밝히며 북미 정상회담 개최 의사를 분명히 한 셈이다. 김 위원장은 남북 정상회담 제안에 앞서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의 담화문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화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문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미국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하고 돌아온 만큼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진의를 확인하려는 목적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결단하고 실천할 경우 북한과의 적대관계 종식과 경제협력에 대한 확고한 의지가 있다는 점을 (김 위원장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