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해양플랜트 8월이면 일감 바닥난다

모듈 5기 끝으로 수주 없어
지난달 희망퇴직 접수 시작
해양사 부지 30% 매각도

울산 동구에 위치한 현대중공업 해양사업본부. 오는 7월이면 모든 공사가 끝난다. /사진제공=현대중공업

오는 8월이면 현대중공업의 해양플랜트 일감이 완전히 바닥난다. 앞으로 최소 1년 이상 일감 ‘0’ 상황이 유지될 전망이어서 회사는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고 있다.

27일 현대중공업에 따르면 해양플랜트를 만드는 해양사업본부는 지난 2014년 11월 아랍에미리트(UAE)로부터 수주한 나스르 프로젝트 하나만 진행하고 있다. 다음달 중순 첫 번째 모듈을 시작으로 7월 말까지 5기의 모듈을 모두 출항시키는 것을 목표로 막바지 작업 중이다.

모듈 출항이 끝나는 8월부터는 해양사업본부의 인력 2,600여명이 모두 일없이 지내는 유휴인력이 된다. 사무직 800여명에 생산직 1,800여명이다. 여기에 협력업체 직원까지 합하면 6,000명가량이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회사는 당장 휴업과 휴직, 교육을 통해 유휴인력을 관리하고 있다. 지난달부터 희망퇴직도 받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희망퇴직을 시행하는 것은 2015년 이후 이번이 네 번째다. 회사는 2015년과 2016년 3차례에 걸쳐 과장급 이상 사무기술직과 기장급 이상 생산기술직 등 비조합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해 모두 3,700여명을 정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합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신청은 저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관계자는 “유휴인력 관리에 대해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된 방침은 없다”고 말했다.

회사는 공장 부지도 정리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공사가 줄어들면서 필요 없어진 울산 동구 해양사업본부 전체 100만㎡ 가운데 31만㎡를 현대미포조선에 매각했다. 남은 땅에서는 조선 부문의 일감을 가져와 작업하기로 했다. 일부 블록 선행작업을 가져오면서 해양사업본부 인력도 투입할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조선 부문 일감도 예전 같지 않은 상황이어서 큰 도움은 되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는 일감 바닥 상황을 최대한 빨리 벗어나기 위해 여러 수주전에 참여했으나 중국·싱가포르 업체의 원가경쟁력에 밀려 번번이 고배를 마시고 있다.

회사는 현재도 2~3건의 수주전에 참여하고 있지만 9월 이후에나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주에 성공하더라도 최소 설계에 1년이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현장 작업은 일러도 내년 말께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울산=장지승기자 jj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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