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대법원장이 지난 25일 밤 서울 서초동 대법원에서 조사단 보고서 검토를 마친 뒤 웃으며 퇴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명수 대법원장이 지난 25일 박근혜 정부의 ‘사법부 블랙리스트’ 관련 조사보고서를 주말 동안 파악하지 못했다고 실토했다. 조사단 결론과 다른 의견이 있었다는 사실을 언론을 통해 알았다며 향후 검찰 고발 등도 고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대법원장은 28일 서울 서초동 대법원에 출근하던 길에 취재진을 만나 지난 25일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 특별조사단(단장 안철상 법원행정처장)’이 내놓은 조사 결과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김 대법원장은 우선 “국민 여러분께 걱정과 실망을 안겨 드려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주말이라 결과 보고서를 완전하게 파악했다고 볼 순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조사단의 결론과 다른 의견이 있다는 것도 언론을 통해서 잘 알고 있다”며 “조사단에서 최종적으로 제출하게 돼있는 개인별 정리 보고서를 다시 한 번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특조단은 박근혜 정부의 이른바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에 대해 “리스트도 없었고 형사 조치도 없다”고 결론 내린 바 있다. 김 대법원장은 지난 25일 특조단 3차 회의 직후 언론 보도 직전 조사단의 보고서를 30분간 검토한 뒤 퇴근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비판이 빗발치자 이날 기자들 앞에서 입을 연 것으로 보인다. 김 대법원장은 사법부 개혁이라는 사명을 안고 지난해 9월 취임한 인사다.
김 대법원장은 “상고법원 설치 두고 청와대와 거래를 시도했다는 조사 결과에 대해 사법부 수장으로서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나 역시 마찬가지로 실망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다른 주위 사람들의 의견까지 모두 모아서 합당한 조치와 대책을 마련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검찰 수사와 관련해서는 결론을 말하기는 어렵지만 그런 부분까지 모두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