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칠성(005300)음료는 지난해 4월 탄산 함유도를 높인 ‘칠성 스트롱 사이다’를 출시한 데 이어 올 3월에 ‘강탄산 펩시 콜라’를 선보였다. 강탄산 펩시 콜라는 판매한 지 2달 만에 130만 병이 팔리며 목표 매출의 110%를 달성했다. 강탄산 칠성 사이다도 출시 1년이 지난 현재 100억 원 어치가 팔렸다. 불황일수록 소비자들은 강한 맛을 찾는 경향이 커진다. 이런 소비자들의 틈새 수요를 공략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경기 불황에 소비 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식음료 업계의 불황형 마케팅이 새 옷을 갈아입고 있다. 수 년 간 성장정체를 겪고 있는 식음료 업계가 대규모 할인·판촉행사로는 한계에 부딪히면서 저마다 불황 타개책을 내놓고 있는 것. 갈수록 커지는 할인·판촉행사는 식음료 회사들의 수익 악화로 연결되고 있다. 지난해 20여 주요 식품회사들 가운데 대다수가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우선 최근 들어 눈에 띄는 것이 자극적인 맛을 원하는 제품을 출시하는 것. 롯데칠성음료는 매출 1·2위인 칠성사이다와 펩시의 탄산 강도를 높인 강탄산 제품을 선보이며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 아울러 부대찌개브랜드 ‘킹콩부대찌개’의 경우 매운맛을 선호하는 고객층을 공략하기 위해 1년에 걸쳐 매운맛 특제 소스를 개발해 출시하기도 했다.
장수 제품의 리뉴얼과 단종 제품의 부활도 한창이다. 낮은 확률로 ‘대박’을 터뜨리기 보다는 높은 확률로 고정 매출을 확보하는 쪽을 택하는 것. 요즘 같은 불황에 신제품을 내놓으면 자칫 큰 손실로 연결될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해태제과는 최근 베스트 셀러인 ‘오예스’의 수박 버전을 여름 한정으로 출시했다. 해태제과는 봄 시즌 한정인 ‘허니버터칩 체리블라썸’을 선보이기도 했다. 오리온(271560) 제과도 지난 4월 ‘태양의맛!썬 오리지널’을 제품 단종 2년 만에 재출시했다. 롯데제과도 같은 달 ‘화이트 치토스 콘스프맛’을 부활시켰다. 도미노피자도 ‘도이치휠레앙코르’ 피자를 다시 선보이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가성비 제품은 더욱 진화하고 있다. TGI프라이데이가 최근 출시한 ‘어 랏(A Lot) 세트’는 그 중 하나다. 1만 7,900원에 스테이크 등 메인 메뉴와 파스타, 샐러드, 야채볶음밥, 프렌치프라이, 시나몬 브레드 등 다양한 메뉴를 한 번에 맛볼 수 있도록 했다. 부산 지점에 국한해 판매됐던 이 메뉴는 출시 3주만에 판매 구성비가 20%를 넘어서며 지난 10일 전국 지점으로 판매가 확대됐다.
버거킹의 ‘몬스터 버거’도 버거 안에 소고기, 닭고기, 베이컨까지 한 데 넣은 큰 사이즈 탓에 젊은 소비자 사이에서 ‘가성비 메뉴’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해당 제품은 출시 한 달 만에 100만개가 팔렸다.
식품 업계 관계자는 “인구 구조 등을 고려해 보면 식음료 시장이 성장하기 매우 어렵다”며 “출혈이 큰 할인·판촉 행사로는 최근의 불황에서 살아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소비자들의 지갑을 조금이라도 열기 위해 다품종 소량생산체제 등 다양한 불황 타개책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변수연기자 dive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