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정치권 식지 않은 '北 비핵화 회의론'

루비오 의원 "北 비핵화 못해
핵실험장 폐기는 전시성 이벤트"
"평화협정은 한국에 사형선고"
벨 전 주한미군사령관도 경고

6·12 북미 정상회담 재추진이 공식화됐지만 미 정치권에서는 여전히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한 회의론이 팽배하다. 여러 정황을 고려할 때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할 가능성이 희박하다며 섣부른 낙관론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공화당 중진인 마코 루비오 상원 의원(플로리다)은 27일(현지시간) ABC방송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국·중국·한국과의 회담 등으로 전 세계를 향한 쇼를 하고 있다”며 “북한은 절대 비핵화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북한의 한국계 미국인 억류자 3명 석방과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등이 모두 “전시성 이벤트”라며 “북한이 제재 해제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미국을 갖고 놀고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제프 플레이크 상원 의원(애리조나)도 NBC방송에 나와 “우리 중 많은 사람이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에 동의할 것인지에 대해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빅터 차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도 이날 NBC방송에서 “북한이 평화협정을 원하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핵무기를 계속 보유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하며 북한의 핵무기 포기 여부에 대해 “불행하게도 나의 전망은 ‘노(no)’”라고 밝혔다.

북한 비핵화에 대한 회의론이 커지는 가운데 북한과 협상하기 위해 주한미군 철수를 논의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거듭 나왔다. 버웰 벨 전 주한미군 사령관은 28일 미국의소리(VOA)와의 인터뷰에서 “주한미군 철수를 목적으로 하는 평화협정 체결은 한국의 ‘사형선고’ 문서에 서명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핵 역량과 막대한 재래식 병력을 갖춘 북한이 비무장지대 앞에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미군이 떠나고 남북한 사이에 가짜 평화협정이 체결된다면 북한이 이념 침투나 군사공격을 통해 한국을 접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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