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지방선거에서 경기지사에 도전장을 던진 이재명(사진)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28일 “경기도 예산(22조원)의 1%인 2,200억원만으로도 ‘이재명표 3대 복지(청년배당·무상교복·산후조리비 지원)’를 경기 전역에 확대 시행할 수 있다”며 “이는 단순히 주민복지를 확대하는 차원을 넘어 지역화폐 사용에 따른 지역상권 활성화의 선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자신의 욕설 음성 논란을 놓고 공방을 벌이고 있는 남경필 자유한국당 후보를 향해서는 “이제라도 네거티브 공방을 멈추고 본래 약속했던 정책선거의 장으로 돌아오라”고 촉구했다.
이 후보는 이날 성남의 선거캠프 사무실에서 진행한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대선을 통해 중앙정부는 문재인 정부로 교체됐지만 지방정부는 여전히 과거 정치세력이 남아 있다”며 “이번 선거를 통해 지방권력까지 새롭게 바꿔야 한다는 도민들의 열망이 크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고 현장 민심을 전했다. 이 후보는 최근 포천·연천·양평 등 전통적으로 보수 성향이 강한 경기 북부와 동부 지역을 집중적으로 다니고 있다. 그는 “그동안 보수진영의 텃밭이었던 경기 북동부에서도 해볼 만한 분위기”라며 “도민들이 이제까지와는 다른 결정을 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기대했다.
이 후보가 내건 선거 슬로건은 ‘경기 퍼스트(First), 새로운 경기’다. 경기도가 지닌 자원과 역량을 온전히 경기도에 쓰이도록 해 서울의 주변부가 아닌 대한민국의 중심이 되도록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성남시민들이 그랬던 것처럼 경기도민들에게도 자부심을 심어주고, 전국이 부러워하는 경기도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그런 측면에서 서울과 경기도를 합쳐 ‘서울광역도’로 만들겠다는 남 후보의 구상은 “경기도에 대한 모욕”이라고 비판했다.
北과 임진강 하구 공동개발 등
경기 동북부에 정책적 배려 약속
道전역엔 이재명표 ‘3대 복지’도
南후보는 네거티브 공방 멈춰야
이 후보가 그리는 ‘새로운 경기’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 중의 하나는 바로 그의 트레이드 마크이기도 한 복지정책이다. 그는 “남들은 퍼주기라고 공격하지만 성남시 2조원의 예산 중 1%인 200억원으로 3대 복지정책을 실현한 것처럼 경기 전역으로 확대해도 2,200억원이면 충분하다”며 “더욱이 불필요한 예산낭비를 줄여 해결할 수 있는데도 무조건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것은 자신의 무능함을 자인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기도 분도(分道)와 지역 불균형 개발 등에 대한 소신도 밝혔다. 그는 “장기적으로 지방자치와 분권 차원에서 ‘분도’하는 게 맞다”면서도 “행정적 보완을 통해 재정여건이 취약한 북부 지역을 지원한 뒤 분도를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 국민의 안보 부담과 서울시민의 식수 부담을 짊어지고 있는 경기 북부와 동부 지역민들을 위한 정책적 배려와 투자 확대를 약속했다. 한반도 평화 분위기 조성에 따른 남북 협력에 대해서는 “북한과 직접 맞닿아 있는 경기도는 방재·방역·미세먼지 대책 등 다방면에서 교류협력의 기회가 많은 곳”이라며 “임진강 하구를 북측과 공동 개발하거나 휴전선 일대를 세계적 안보 관광지로 만들 수도 있다”고 밝혔다.
경쟁자인 남 후보에 대해 그는 “공직자의 최고 덕목은 유권자들에게 거짓말하지 않는 것”이라며 “하지만 남 후보는 ‘채무 제로’ 달성이나 ‘연정 성공’과 같은 치명적 거짓말로 경기도민들을 속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욕설 논란’을 집중 거론하는 남 후보를 향해 “저라고 공격할 게 없겠느냐만 불리하다고 해서 링에서 내려와 진흙탕 속으로 들어갈 생각은 없다”며 “정책선거의 장으로 돌아오기를 학수고대한다”고 말했다.
인터뷰 말미 차기 대권 도전 여부에 대해 묻자 “머슴(후보)이 농사(선거)도 짓기 전에 다른 생각을 하는 것은 주인(유권자)에 대한 불충(不忠)”이라며 “경기도정을 잘 이끈 뒤 심판받을 문제”라고 답했다.
/성남=김현상·하정연기자 kim0123@sedaily.com 사진=권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