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대법원장이 30일 서울 서초동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명수 대법원장이 KTX 해고 승무원들의 대법원 기습 시위에 대해 “개인적으로 안타깝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대법원장은 30일 서울 서초동 대법원 출근길에 취재진과 만나 전날 KTX 해고 승무원들이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부당 판결을 받았다는 의혹에 항의하며 대법원 청사를 점거한 데 대해 “개인적으로 안타깝고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KTX 해고 승무원들은 지난 29일 정부수립 이후 처음으로 대법원 대법정을 점거하며 시위했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관련 특별조사단’이 지난 25일 조사보고서에 박근혜 정부 당시 법원행정처가 KTX 승무원 재판을 정부에 협조한 사례로 분류했다고 적시한 점을 문제 삼았다. 이들은 당시 김 대법원장과의 면담을 요청했으나 이는 성사되지 않았다. KTX 해고 승무원들은 대신 30일 오후 2시 김 대법원장의 비서실장과 면담할 예정이다.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추가조사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여태까지 발표된 조사 보고서와 앞으로 제출될 개인별 보고서, 대내외 의견 등을 종합해 결정할 생각”이라고 답했다. 또 “이 같은 중차대한 문제에 대해 일선 법관들이 의견을 내는 것은 당연하고 바람직하다”며 “그 같은 의견도 경청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김 대법원장은 29일과 이날 오전 행정처에 지시해 연속 간담회를 열었다. 행정처 내 실장, 부장판사, 심의관 등이 모인 이 자리에서는 검찰 수사협조·수사의뢰·직접 형사고발 등의 가능성까지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안철상 법원행정처장은 이날 출근길에서 재판 개입 의혹 재조사 여부에 대해 “계획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안 처장은 “법관들의 뒷조사 문건이 있느냐 없느냐가 조사의 주목적”이라며 “암호가 걸린 파일을 조사한다는 조사단 의무는 끝났다”고 주장했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