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가 데스크톱 못지않은 고성능 환경에서 초고화질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노트북용 D램 모듈 양산에 들어갔다고 30일 밝혔다. 급성장하는 게이밍 PC 시장을 겨냥한 것이다.
삼성전자가 양산에 돌입한 제품은 10나노(㎚·1㎚=10억분의1m)급 공정을 적용한 32기가바이트(GB) D램 모듈(사진)이다. 16기가비트(Gb) D램 칩이 모듈 앞면과 뒷면에 각 8개씩 총 16개가 탑재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고화질·고용량이 필요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고성능 게이밍 노트북 시장을 겨냥한 제품”이라고 소개했다. 삼성전자가 10나노급 미세 공정을 모바일과 PC, 서버에 이어 노트북용 D램에까지 적용한 것은 처음이다.
32GB D램 모듈의 가장 큰 특징은 노트북에서 고성능 게임을 즐길 수 있을 정도의 속도다. 최대 속도는 초당 2,666메가비트(Mb)를 전송할 수 있다. 이는 2014년 노트북용으로 20나노급 16GB 모듈을 출시한 이후 4년 만에 속도를 11% 키운 것이다. 용량도 2배 늘었다.
노트북 제조사들은 이 32GB D램 모듈을 2개씩 장착해 총 64GB까지 용량을 늘릴 수 있다. 무엇보다 32GB 모듈 2개로 64GB를 구성한 노트북은 16GB 모듈 4개로 64GB를 구성한 것보다 소비 전력을 동작 모드에서 최대 39%, 대기모드에서는 최대 25%까지 낮출 수 있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일반 노트북에도 전문가용 고성능 노트북 컴퓨터(모바일 워크스테이션)에 탑재되는 것 이상의 고용량 D램 솔루션을 업체 최초로 양산하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 PC 제조사가 이 제품을 이용해 용량ㆍ속도ㆍ배터리 사용시간이 모두 개선된 최고 사양의 게이밍 노트북을 적기에 출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한편, 데스크톱과 노트북 등 게이밍 PC 시장은 전례없는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존 페디 리서치(JPR)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게이밍 PC 시장 규모는 300억달러로, 2016년 215억달러 대비 40% 가까이 급성장했다. 이 기관은 게이밍 PC 시장이 내년까지 연평균 6%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세원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무는 “업계 유일 32GB D램 모듈 양산을 통해 게이머들이 노트북에서도 초고해상도 고성능 게임을 더욱 실감나게 즐길 수 있게 됐다”면서 “앞으로도 속도와 용량을 더욱 높인 D램 라인업을 적기에 출시해 프리미엄 PC 시장 성장에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한재영기자 jyha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