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자원개발수사 거센 후폭풍...MB정부때 자원 담당자 줄면직

강남훈 에너지공단 이사장 이어
문재도 무역보험公 사장도 면직

산업통상자원부의 해외 자원개발 검찰 수사 의뢰 후폭풍이 본격화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 당시 담당국장으로 자원개발 실무를 총괄했던 강남훈 에너지공단 이사장에 이어, 강 이사장에게 자원개발 실무의 바통을 이어받았던 문재도 한국무역보험공사 사장도 면직됐다. 김영민 한국광물자원공사 사장도 부실 경영을 이유로 옷을 벗게 됐다.

31일 산업부와 무보·광물공사에 따르면 산업부는 최근 청와대에 문 사장과 김 사장의 면직을 제청했고 청와대는 이날 이를 승인했다. 공기업 수장인 이들에 대한 임면권자는 대통령이며, 산업부 장관이 임명과 면직을 청와대에 제청할 수 있다.

문 사장의 면직은 급작스럽게 이뤄졌다. 2017년 3월에 취임한 문 사장의 임기는 2020년 3월까지다. 그는 지난 30일에도 건설·플랜트 기업 등 20여개사와 ‘해외 수주환경 점검 및 금융지원 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올 들어 무역보험 정책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어왔다. 문 사장은 별도의 이임식 없이 부서장들과 인사만 나누고 무보를 떠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진다.


문 사장을 발목을 잡은 것은 이명박 정부 시절 담당했던 자원개발 업무 이력이다. 그는 2010년 강 이사장에게 당시 지식경제부 자원개발원전정책관 자리를 이어받았다. 당시 지경부는 지난 28일 산업부가 검찰에 수사 의뢰한 하베스트와 웨스트컷뱅크 등의 사업을 추진했었다. 문 사장은 2013년에도 강 이사장 후임으로 청와대 지식경제비서관 자리를 거쳐 박근혜 정부 들어 산업부 차관을 역임했다.

이로써 산업부가 검찰에 수사 의뢰를 한 세 개 사업에 연관됐던 당시 차관과 실·국장급 인사 중 현직에 남은 인사는 없게 됐다. 2010년엔 김영학 전 무역보험공사 사장이 차관, 김정관 전 한국무역협회 상근부회장이 에너지자원실장, 강 이사장과 문 사장이 담당 국장이었다. 광물공사가 멕시코 볼레오 동광산 지분을 확대했던 2012년엔 이관섭 전 한수원 사장이 에너지자원실장, 정양호 전 조달청장이 담당국장으로 업무를 수행했었다.

산업부 관계자는 “검찰에 수사 의뢰한 세 개 사업과 관련해 청와대에 면직을 제청한 둘을 제외하면 현직에 남아 있는 실국장급 이상 인사가 더는 없다”고 말했다.

다만 향후 검찰 수사가 세 개 사업을 넘어 전방위로 확산할 경우 후폭풍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산업부도 자원개발과 관련 자체 조사한 결과 중 급한 데로 세 개 사업에 대해서만 검찰에 수사 의뢰를 했지만, 향후 의혹이 또 발견될 경우 추가 수사 의뢰를 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세종=김상훈기자 ksh25t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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