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국의 실업률 전망을 기존 3.5%에서 3.8%로 올려잡은 것을 보면 최저임금 인상이 실제 고용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한 것 같다. 문제는 일자리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는 요인이 최저임금 인상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근로시간 단축에다 생산가능인구 감소 등 난제가 많다. 이런 상황에서 생산성이 제고되지 않으면 기업이나 근로자 모두 피해자가 될 수 있다.
기업·국가경쟁력도, 근로자의 삶의 질도 떨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생산성 향상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임금 등 노동비용마저 줄어들지 않는다면 경쟁력이 나아질 리 없다. OECD가 근로시간 단축 등까지 고려하면 노동생산성 향상이 시급하다고 주문한 이유다. 사정이 이런데도 우리나라의 노동생산성은 뒷걸음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10~2017년 연평균 1인당 생산성 증가율은 -0.35%에 그쳤다.
특히 서비스업의 생산성 증가율은 제조업의 절반 수준인 -0.53%에 불과하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31일 ‘2018 상반기 경제전망’에서 “서비스업 경쟁력을 높이지 못하면 경제활력이 떨어질 것”이라고 우려할 정도다. 이렇게 생산성이 되레 하락하는 상황에서 임금이 계속 오르면 그렇잖아도 심한 고비용·저효율 구조가 더 고착화하고, 결국 고용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지금 우리 경제 여건에서는 임금 인상보다 생산성 향상이 더 시급한 과제다. 규제 완화로 기업 혁신을 유도하고 임금체계를 투입(근로시간)보다 산출(생산량)에 따라 보상하는 방향으로 서둘러 개편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