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경찰청 등에 따르면 이 청장의 임기는 오는 8월까지이지만 정년이 6월까지라 조기에 임기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경찰의 한 고위 관계자는 “예정대로라면 5월 말이면 후보군에 대한 윤곽이 잡히고 후임자에 대한 인선 절차가 마무리됐어야 할 시기지만 주요 현안들을 앞두고 있는 만큼 후임자 내정은 지방선거가 끝난 이후에나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청장은 경찰위원회의 임명 동의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통상 내정자 발표 후 국회 인사청문회 등을 거쳐 취임까지 한 달 정도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차기 청장은 7월 중순께나 취임할 것으로 보인다. 이 청장이 퇴임한 뒤 보름 정도는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유력한 차기 경찰청장 후보군으로는 이주민 서울지방경찰청장과 민갑룡 경찰청 차장이 거론되고 있다. 이 서울청장은 정보·외사 등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고 특히 지난 2003년 노무현 정부 청와대 국정상황실에 근무해 현 정권과 인연이 깊다. 지난해 서울청장으로 자리를 옮길 때부터 ‘차기 청장 0순위’로 꼽혀왔다. 하지만 이 청장은 ‘드루킹 사건’ 부실수사 의혹에 휘말리며 야당으로부터 사퇴 압박까지 받고 있는 게 변수다. 청와대가 무리하게 임명을 강행하더라도 야당의 반발로 인사청문회를 통과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관측이다.
민 차장은 노무현 정부 시절부터 수사구조개혁단의 전신인 경찰혁신기획단에서 일해오며 수사권 조정에 대한 현 정권의 의지를 가장 깊게 이해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기획조정담당관·치안정책연구소장 등 주로 정책 부서에만 근무해 지휘관 경험이 부족하다는 점이 단점으로 꼽힌다. 조직 내부에서는 누가 청장이 되던 경찰 고위직에 대한 대대적인 물갈이가 불가피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최성욱기자 secre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