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tvN
동물권단체가 tvN ‘식량일기 닭볶음탕 편’ 중단을 요구하는 공동성명서를 발표했다.
동물권단체는 1일 “vN은 살아있는 동물 동원하는 비윤리적이고 편파적인 예능 ‘식량일기 닭볶음탕 편‘ 즉각 중단하라”라며 “첫 회에서부터 닭볶음탕으로 변신하는 과정을 보여주기 위함이라는 부당한 이유로 출연자보다도 많은 수의 병아리가 태어났으며, 세 마리의 개는 농장의 장식품으로 소비되기 위해 동원되었다. 이에 본 동물권 단체들은 닭볶음탕의 ‘식재료‘인 닭을 직접 키워 죽이고, 먹는다는 제작진의 기획 의도를 강력 비판하며, tvN에 ‘식량일기’의 즉각 폐지를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르면 “제작진은 ‘식량일기‘ 프로그램의 취지를 우리가 먹는 음식이 어떤 노력과 과정으로 식탁에 오르는지 몸소 알아보기 위함이라 밝혔으나, 공장식 축산에서 길러지는 닭으로 만들어지는 닭볶음탕에 있어서 해당 취지는 결코 실현 가능하지 않다”고.
동물권단체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소비되는 닭은 환기시킬 창도 없는 닭장에서 빡빡한 밀도로 사육되며, 급속한 속도로 성장하게끔 개량되어 생후 한달 만에 도축되고 있다. 이토록 탄생부터 도살까지 이윤 극대화로 점철된 닭의 일생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지 않는다면, ‘식량일기’가 보여주는 닭 키우기의 수고로움은 전원 생활과 자급 자족을 내세운 판타지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제작진 이 ‘닭고기’의 진정한 생산 과정을 의도적으로 왜곡하고, ‘초극강 리얼 라이프’라는 거짓된 홍보를 일삼고 있는 것이라면, 이는 동물운동가와 시청자에 대한 우롱이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한 “시작부터 닭을 지각력 있는 동물이 아닌 ‘식량’, ‘식재료’로 규정하는 ‘식량일기‘ 는 편파적”이라며 “제작진은 처음부터 출연진에게 닭볶음탕을 시식하게 하고, 방송 내내 닭을 정을 주는 반려동물이 아닌 ‘식재료’로만 바라볼 것을 종용한다. 또한 제작진이 학자 간 토론까지 보여주며 연출하는 “직접 키운 닭을 먹을 수 있을까?”라는 고민은, 결국 닭은 어쩔 수 없는 ‘식재료’라는 일방적인 생각으로 마무리된다. 원 형태를 알 수 없는 추상적인 ‘살’, ‘고기‘로 마주하는 동물이 ‘식재료’라는 일반 인식은 이미 종차별적인 사회에 만연하며, 방송 예능에서 살아있는 닭 여러 마리를 직접 동원해가며 밝혀낼 필요도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덧붙여 “‘기존의 단순한 체험 프로그램과는 다른’ 차별적인 예능이 되기 위해 살아있는 동물을 오락거리로 이용하는 ‘식량일기’는 비윤리적이며 구태하다. tvN은 타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유독 살아있는 동물을 ‘감초‘처럼 볼거리로 동원해왔으며, 이에 tvN이 이번 ‘식량일기’ 제작을 승인한 것은 상반기 시청률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그동안의 ‘동물 마케팅‘을 극대화한 것이라 해석할 수 밖에 없다. 일례로 tvN의 인기 예능이었던 ‘삼시세끼’에서는 등장했던 강아지가 종영 후 방치되어 사회적 문제를 일으킨 바 있으며, 특정 품종의 생산을 부추기기도 하였다. 살아있는 동물을 오락과 체험, 미디어에 동원하지 않는 것이 세계적 흐름인데도, tvN이 지속적으로 동물을 시청률 몰이 및 돈벌이 수단으로 삼는 것은 후진적”이라고 앞서 tvN에서 방송된 ‘삼시세끼’를 언급했다.
끝으로 “tvN 및 ‘식량일기’ 제작진은 지금 당장이라도, 살아있는 닭을 식재료 및 오락거리로 착취하며 공장식 축산 가리는 왜곡된 프로그램을 폐기 혹은 전면 수정하라. 또한 이번 기회로 tvN이 살아있는 동물을 동원한 방송 프로그램을 제작하지 않기로 선언하여, 한국 방송계의 동물권 인식 확립에 선도적인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고 마무리했다.
한편 ‘식량일기’는 닭볶음탕 한 그릇을 만들기 위한 도시농부 7인의 농사 성장기를 담은 예능프로그램. 첫 회에서는 닭볶음탕을 만들기 위해 달걀을 병아리로 부화시키는 과정이 담겼다. 방송 이후 닭을 식재료로 볼 것이냐 감정의 교류 대상으로 볼 것이냐에 대해 갑론을박이 펼쳐졌다.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