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체제 정당 ‘오성운동’의 루이지 디 마이오(왼쪽) 대표와 주세페 콘테 피렌체대학 법학과 교수/AFP연합뉴스
지난 3월 4일 총선 후 3개월 가까이 무정부 상태가 지속되던 이탈리아에 우여곡절 끝에 결국 포퓰리즘 연정 탄생이 현실화됐다.
세르지오 마타렐라 대통령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반체제 정당 ‘오성운동’, 극우정당 ‘동맹’이 총리 후보로 재천거한 주세페 콘테(53) 피렌체대학 법학과 교수에게 정부 구성권을 다시 부여했다.
마타렐라 대통령의 이 같은 조치는 이날 ‘오성운동’의 루이지 디 마이오(31) 대표와 극우정당 ‘동맹’의 마테오 살비니(45) 대표가 다시 공동 정부 구성에 나서기로 전격 합의한 직후 이뤄진 것이다.
이탈리아의 유로화 탈퇴를 원하는 경제학자 파올로 사보나(81)를 재정경제부 장관으로 임명하는 방안을 마타렐라 대통령이 지난 27일 전격 거부하며 출범에 급제동이 걸렸던 이탈리아 포퓰리즘 연정은 이로써 2번의 정부 구성 시도 만에 가시화됐다.
이날 로마에서 회동한 디 마이오 대표와 살비니 대표는 연정 출범 무산의 단초가 된 사보나 대신, 로마 ‘토르 베르가타’ 대학의 강사 조반니 트리아를 경제를 총괄할 경제부 장관에 앉히기로 하는 절충안을 도출, 꺼진 듯 보였던 연정의 불씨를 극적으로 되살렸다.
디 마이오 대표와 살비니 대표는 사보나에 경제부 장관 대신에 유럽연합(EU)관계 장관을 맡기기로 뜻을 모았다.
이날 밤 마타렐라 대통령의 긴급 호출을 받고, 정부 구성권 반납 나흘 만에 다시 내각을 꾸릴 임무를 부여받은 콘테 지명자는 대통령과 면담에서 디 마이오, 살비니와 함께 조정한 내각 명단을 제출, 승인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콘테 지명자는 대통령궁을 떠나기 직전 개최한 짤막한 회견에서 사보나가 포함된 18명의 각료 명단을 발표, 내각 구성도 이미 대통령의 인정을 받았음을 시사했다.
/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