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숙박업 성장률이 1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음식·숙박업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타격으로 고용이 급감하고 있는데 성장률까지 뒷걸음질친 것이다. 특히 분기 경제성장률은 속보치보다 0.1%포인트 떨어진 1.0%를 기록해 경제의 둔화 가능성을 예고했다.
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8년 1·4분기 국민소득 잠정치’에 따르면 지난 1·4분기 국내총생산(GDP)은 395조6,058억원(계절조정계열)으로 전 분기보다 1.0% 상승했다.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2·4분기 0.6%에서 3·4분기 1.4%로 오르다 4·4분기 -0.2%로 떨어졌으나 이번에 다시 1%대를 회복했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 1.6%, 건설업은 2.1% 성장했다. 서비스업 성장률은 1.1%였다. 서비스업의 경우 지난 4월 속보치보다도 0.2%포인트 오르며 2013년 2·4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융·보험(3.7%), 문화·기타서비스(3.6%), 부동산·임대(2.6%) 등 대부분 서비스 업종이 호조를 보였다.
하지만 음식·숙박업은 유독 웃지 못했다. 음식·숙박업 성장률은 -2.8%를 기록해 전기(-1.3%)보다 부진이 더 깊어졌다. -2.8%는 2005년 1·4분기(-3.5%) 이후 1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기도 하다. 한은 관계자는 “올 초에는 중국의 사드 보복 영향이 남아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사드 보복 수위가 가장 높았던 지난해 2·4분기와 3·4분기에도 음식·숙박업은 0.7%, 0.8% 성장했던 것을 감안하면 충분한 설명은 아니다. 오히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이 더 큰 영향을 줬다는 지적이 나온다. 음식·숙박업은 임금 수준이 낮고 단기근로자가 많아 최저임금 영향을 많이 받는 대표적 업종으로 꼽힌다.
최저임금 영향이 큰 도·소매업 역시 1·4분기 성장률이 0.1% 감소했다. 지난해 1·4분기(-1.1%) 이후 가장 저조한 수치다. 도·소매업과 음식·숙박업은 최저임금 여파로 올 1·4분기 고용이 9만8,000명이나 줄어들기도 했다.
국민소득 잠정치에서는 주요 지표의 수정도 있었다. 경제성장률은 4월 속보치보다 0.1%포인트 줄었다. 속보치 추계 때 이용하지 못했던 3월의 일부 속보치를 반영한 결과다. 설비투자는 5.2%에서 3.4%로 1.8%포인트 낮아졌고 건설투자도 2.8%에서 1.8%로 조정됐다. 민간소비는 0.7%로 0.1%포인트 상향 조정됐다. 전반적으로 하향 조정된 것인데 이에 대해 한은은 “전기 대비 1.0% 성장도 양호한 수치이며 연간 3% 성장 경로에는 이상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재와 미래의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선행지수가 지난달 동반 하락하고 투자와 소비 등 주요 지표가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3% 성장을 장담할 수는 없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주열 한은 총재 역시 최근 “고용 부진, 투자 회복세 둔화, 신흥국 금융 불안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 경제 상황을 낙관하기 어렵다”고 말하기도 했다.
/서민준기자 morando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