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066570)가 기관투자가의 매도 폭탄에 속절없이 하락하며 1일 연중 최저가를 기록했다. 스마트폰 사업의 적자 폭이 확대되고 TV 사업 분야의 경쟁 심화로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이틀 연속 주가를 큰 폭으로 떨어뜨렸다.
이날 LG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4,400원(4.75%) 내린 8만8,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주가가 8만7,800원까지 하락하며 연중 최저치를 찍었다.
이날 개인이 800억원, 외국인이 140억원 이상 순매수를 기록했지만 기관투자가들이 954억원어치를 팔아치우며 주가가 하락했다. 국내 증권사인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미래에셋대우·키움증권 등이 매도 상위 거래원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이날 LG전자의 거래량은 올해 들어 최대를 기록했던 지난 1월8일(248만주)에 육박한 239만주를 기록했다. 그러나 그만큼 공매도량도 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직전 거래일인 지난달 31일 LG전자의 공매도량은 12만8,185주, 공매도 거래대금은 120억원으로 뛰었다.
지난달 출시한 새 스마트폰 ‘G7씽큐’의 마케팅 비용 부담이 커져 1·4분기와 비교해 적자폭이 늘어날 것으로 지적됐다. IBK투자증권은 LG전자가 2·4분기 스마트폰 사업에서 전년 동기 대비 5% 이상 악화된 1,476억원의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추산했다.
증권사들은 최근 액정표시장치(LCD) TV의 가격을 인하한 것도 올해 2·4분기 영업이익을 낮출 수 있다고 평가했다. LG전자는 최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가격을 60만원 낮췄고 초대형 LCD TV 역시 최대 400만원 이상 할인 판매하기로 했다.
박원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TV 경쟁 심화로 인한 LCD TV 가격 하락과 가전제품의 원재료 가격 상승이 동시에 이뤄지면서 올해 2·4분기 영업이익을 8,486억원으로 소폭 하향 조정한다”며 목표주가를 기존 14만9,000원에서 13만8,000원으로 낮췄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LG전자 HE사업부의 수익을 견인하고 있는 OLED TV 부문 역시 판가 경쟁이 심해지고 있어 완만한 수익성 하락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유 연구원은 “올해 연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61조원, 3조9,000만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양준기자 mryesandn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