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여성흡연율 6.4%?…실제로는 3배 높을것

정금지 연세대 교수 분석
폐암 발생률 격차에 근거해 추정땐 17.3% 달해

국내 성인 여성 흡연율이 집계된 것보다 세 배 가량 높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서울경제DB

국내 성인 여성의 흡연율은 6.4%로 집계됐지만, 폐암 발생률을 따질 때 실제 흡연율은 약 3배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는 흡연 사실을 공개하기 싫은 여성들이 설문조사에서 ‘과소 보고’(under-reporting)를 하는 경향 때문으로, 여성 흡연율 감소를 위한 실질적인 금연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정금지 연세대 보건대학원 교수가 지난달 31일 국회에서 열린 ‘여성흡연 어떻게 줄일 것인가’ 토론회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6년 기준으로 남자 흡연율은 40.7%, 여자 흡연율은 6.4%로 남자가 6.4배가량 높다.


하지만 흡연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폐암 발생률은 흡연율보다 남녀 차이가 작았다. 2015년 폐암 발생자 수는 남자 1만7,015명, 여자 7,252명으로 남자가 여자의 2.4배 정도였다. 정 교수는 “남자 흡연율이 여자보다 6.4배 높다면 폐암 발생자도 6.4배 많아야 논리상 맞지만 실제로는 2.4배에 그쳐 예상을 벗어난다”며 “여성의 흡연율이 낮게 보고되었다고 추측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폐암 발생에 남녀 간 유전적인 차이가 크지 않다면 남성과 여성의 폐암 발생률 격차에 근거해 추정한 여성 흡연율은 17.3%”라며 “이는 2016년 여성흡연율 6.4%보다 2.7배 높은 것으로 63% 정도 과소 추계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여성 흡연율은 1999년 5.3%에서 2016년 6.4%로 경미하게 증가했다. 여성 흡연율이 정확하게 집계됐다면 여성 폐암 발생이 많이 증가할 이유가 없지만, 여성 폐암 환자는 1999년 3,466명에서 2015년에는 7,252명으로 2.1배 증가했다. 이 시기 10만명당 폐암 발생률도 14.8명에서 1.9배인 28.4명으로 늘었다.

이에 대해 이자경 아주대 보건대 교수는 “현재 국가 정책과 예산 지원, 그리고 서비스 내용이 일반적인 남성 흡연자들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여성의 소득 수준과 직업, 직종에 따라 차별화된 금연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서영인턴기자 shy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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