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家 갑질, 한국공항공사 사장 임명에도 '불똥'

노조, 조현민 전 전무 '불법 등기이사 재직' 의혹 책임자 사장 임명 반대
서 전 실장 국토부 근무시절 관련 업무 총책임자로 5년간 근무해 묵인 의혹

3개월째 공석인 한국공항공사 사장으로 지원한 국토교통부 출신 인사가 한진그룹 총수일가의 ‘갑질’ 문제로 자격 논란에 휘말렸다. ‘물컵갑질’로 논란이 된 조현민 대한항공 전 전무의 불법 등기이사 재직 사실을 알고도 묵인한 인물을 사장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주장이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한국공항공사노동조합은 4일 성명을 통해 “조 전 전무의 등기이사 재직을 방치한 책임자인 서훈택 전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을 사장으로 임명하는데 반대한다”며 “서 전 실장은 조 전 전무가 진에어 등기 이사로 재직한 시기 국토부 항공부문 총책임자로 근무해 조 전 전무의 재직 사실을 알고도 묵인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공사와 인사혁신처 등에 따르면 한국공항공사 사장공개모집에 지원한 서 전 실장은 지난달 25일 열린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 퇴직공직자 취업 심사를 통과했다. 한국공항공사 사장 임명은 공사 임원추천위원회와 공공기관 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쳐 국토부 장관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공사 내부에서는 유력한 차기 사장 후보로 서 전 실장이 점쳐지고 있다. 공사 고위 관계자는 “지난 1월부터 서 전 실장이 사장으로 내려온다는 소문이 나돌았다”며 “사장공개모집에 6명이 접수했지만 임원추천위에서도 다른 적임자가 없다는 지적이 나올 정도로 예정된 수순을 밟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서 전 실장은 지난 2013~2017년 국토부 항공정책관과 항공정책실장으로 근무하며 항공사 관련 업무를 총괄했다. 이는 미국 국적인 조 전 전무가 진에어 등기이사로 재직한 시기(2010년 3월~2016년 3월)와도 겹친다. 항공사업법 및 항공안전법상 외국인은 국적항공사의 등기이사로 재직할 수 없다. 이와 관련해 국토부는 서류심사 과정에서 조 전무의 위법 사실이 걸러지지 않은 이유에 대해 내부감사를 벌이고 있다.

공사 관계자는 “다른 후보 4명이 서 전 실장과 함께 공운위 심사를 받고 있기 때문에 아직까지 서 전 실정을 사장으로 확정짓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최성욱기자 secre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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