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5배는 정금지 교수가 남녀 폐암 발생자 격차를 적용해 추정한 여자 흡연율. 나머지는 보건복지부·질병관리본부의 ‘2016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
폐암 발생률을 바탕으로 국내 성인 여성의 흡연율이 17.3%에 이른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는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 조사결과 보다 2.7배나 높은 수치여서 관심을 모은다.
정금지 연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지난달 31일 국회에서 열린 ‘여성흡연 어떻게 줄일 것인가’ 토론회에서 폐암 발생률을 토대로 이 같은 여성 흡연율 추정치를 발표했다.
정 교수에 따르면 흡연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폐암 발생자는 2015년 남자 1만7,015명, 여자 7,252명으로 남자가 여자의 2.35배 수준이다. 반면 2016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 따르면 19세 이상 성인 남자 흡연율은 40.7%로, 여자 흡연율 6.4%의 6.36배에 이른다.
정 교수는 “남자 흡연율이 여자보다 6.36배 높다면 폐암 발생자도 6.36배 많아야 타당하지만 실제로는 2.35배에 그쳐 여성 흡연율이 낮게 보고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남녀 간에 폐암 발생과 관련한 유전적 차이가 크지 않다면 폐암 발생률 격차에 근거해 실제 여성 흡연율을 17.3%로 추정할 수 있다”며 “이는 국민건강영양조사 여성 흡연율 6.4%의 2.7배나 된다. 조사치가 추정치보다 63%나 낮아 과소추계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성 흡연에 대한 부정적 시선을 의식해 설문조사 때 흡연 사실을 밝히지 않은 경우가 많을 것이라는 얘기다.
이에 대해 이자경 아주대 보건대 교수는 “현재 국가 정책과 예산 지원, 서비스의 초점이 남성 흡연자에게 맞춰져 있다”며 “여성의 소득 수준과 직업, 직종에 따라 차별화된 금연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윤미 흡연제로네트워크 운영위원장도 “흡연 행태는 비슷하지만 여성이 갖고 있는 특성이 있는 만큼 금연 프로그램 등에 대한 접근 방식도 달라야 한다”고 말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