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브리핑]점포 세 놓는 은행들

비대면 영업 확산에 고객 감소
리모델링 통해 카페·식당 유치
관리비용 줄이고 임대수익 창출

은행 점포를 찾는 고객이 급감하면서 은행들이 기존 점포를 리모델링해 임대공간으로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2층짜리 건물 전체를 창구로 쓰다가 1층은 카페나 음식점을 입점시키고 2층만 창구로 쓰는 식이다. 점포 축소에 대한 노조 반발을 우려해 고육지책을 낸 것인데 임대수익을 덤으로 낼 수 있어 금융권으로 확산될지 관심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 명동의 신한금융센터에는 드러그스토어 부츠가 입점했다. 신한은행이 지난해 이곳을 리모델링해 2층은 지점으로 사용하고 1층은 임대를 내줬기 때문이다. 하나은행 역시 서울 삼성동 플레이스원 빌딩에 하나금융투자와 함께 영업하는 복합금융점포뿐 아니라 연예기획사 키이스트의 사무실과 음식점 등이 입점해 있다. 농협은행은 서울 역삼금융센터 내에 카페가 들어서 영업 중이다.

모바일뱅킹 등 비대면 영업이 확산되면서 기존 점포는 찾는 고객이 급격히 줄어 관리비용을 절감하는 게 은행의 최대 난제였다. 그렇지만 노조 눈치를 보느라 지점폐쇄는 언감생심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당국이 지난 2016년 은행의 임대 가능 면적 규정을 폐지하는 등 규제를 완화하면서 은행 점포의 임대가 더 활성화됐다는 분석이다. 은행 관계자는 “은행 소유 건물 면적의 일정 비율을 점포로만 사용했는데 관련 규제가 풀리면서 임대가 가능한 공간이 생겨났다”며 “수익성이 낮은 지점도 통·폐합해 일부 공간을 임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고객 감소로 관리비용 건지기도 힘들었던 은행 점포들이 새 수익원을 만들어낼지 관심이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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