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구대 암각화서 정체불명 척추동물 발자국 화석 발견

정체를 알 수 없는 사족 보행 척추동물 발자국 화석 발견, 악어와 유사한 동물이 남긴 발자국으로 추정

울산 울주 반구대 암각화 주변에서 발견된 정체를 알 수 없는 사족 보행 척추동물의 발자국 화석/출처=연합뉴스

울산 울주 반구대 암각화(국보 제285호) 주변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사족 보행 척추동물 발자국화석이 추가로 포착됐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5일 암각화 북동쪽 암반에서 약 1억 년 전인 중생대 백악기에 물과 육지에서 활동한 사족 보행 척추동물이 걸어가며 남긴 것으로 추정되는 발자국화석 18개를 지난 1일 찾았다고 밝혔다.

발자국화석은 앞발과 뒷발이 각각 9개씩 발견됐다. 발자국 크기는 앞발이 약 3㎝, 뒷발이 대략 9.6㎝로 뒷발이 앞발보다 훨씬 크다. 발가락 개수는 앞발이 4개, 뒷발이 5개로 조사됐다. 앞발 발자국은 뒷발 발자국 바로 앞에 찍혔으며, 발 사이 간격은 앞발이 뒷발보다 좁다. 발자국 사이에는 배를 끈 것으로 판단되는 흔적이 남았다.


공달용 국립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관은 “국내에서 이전에 확인한 공룡, 익룡, 도마뱀, 거북이 발자국화석과 비교했으나 일치하는 것이 없었다”며 “외국에서 발견된 사족 보행 척추동물 발자국화석과 비교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 연구관은 “악어처럼 다리가 짧고 몸은 유선형인 커다란 파충류나 양서류가 남긴 화석으로 보인다”며 “발자국을 기준으로 추정한 동물 몸길이는 80∼100㎝ 정도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처음에는 악어라고 생각했으나 발자국 생김새가 다르다”며 “중생대 악어는 뒷발에서 다섯 번째 발가락이 짧지만, 이 동물은 첫 번째 발가락이 짧다”고 덧붙였다.

연구소는 반구대 암각화 주변에서 육식공룡과 초식공룡 발자국화석에 이어 사족 보행 척추동물 발자국화석이 출토되면서 과거 이 주변에 독특한 생태계를 형성됐음이 다시 한 번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공 연구관은 “반구대 암각화 주변은 다른 공룡 화석 출토지인 전남 해남, 경남 고성과 비교해 서식한 동물 종이 다양하고 밀집도가 높다”고 말했다. 반구대 암각화 주변에서는 지난 3월부터 진행한 발굴 조사를 통해 공룡 발자국 30여 개가 발견된 바 있다.

반구대 암각화 발굴조사는 국립문화재연구소가 하천과 구릉 지역에 걸친 토양 퇴적 양상과 암각화 관련 유적을 확인하기 위해 고고 분야, 자연 분야, 융복합 분야로 나눠 진행 중이다. 하반기에는 암각화 건너편 전망대 인근 구릉을 조사한다. /권혁준인턴기자 hj7790@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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