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공동 창업자인 스티브 워즈니악. /블룸버그
“비트코인은 순수한 금과 같습니다. 비트코인이 전 세계 단일 통화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애플 공동 창업자인 스티브 워즈니악(사진)이 4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머니20/20’ 콘퍼런스에서 미국 CNBC방송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워즈니악은 지난 1976년 스티브 잡스와 함께 애플을 공동 창업한 뒤 첫 개인용 컴퓨터(PC)를 개발한 인물로 정보기술(IT) 업계의 대표적인 암호화폐 낙관론자로 알려져 있다.
워즈니악의 이날 발언은 앞서 비트코인이 전 세계 단일 통화가 될 것으로 예상한 잭 도시 트위터 최고경영자(CEO)의 주장에 호응한 것이다. 워즈니악은 “반드시 도시 CEO의 말대로 된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도시 CEO는 3월 영국 일간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10년 안팎이면 비트코인이 세계 경제에서 달러화가 차지하는 지위를 빼앗을 것”이라며 “궁극적으로 세계 유일의 결제 수단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워즈니악 역시 과거에 “통화는 가치가 희석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정치적인 이유로 언제든지 더 찍어낼지 모르는 달러는 ‘가짜’이고 명확하게 숫자가 한정된 비트코인이 ‘진짜이고 실재한다’”고 말한 바 있다.
워즈니악은 또 이날 다른 암호화폐들과 달리 비트코인만이 ‘순수’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비트코인은 발행량이 제한됐고 배분 역시 탈중앙화한 상태에서 이뤄진다”며 “다른 암호화폐들은 이런 부분을 포기해 순수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비트코인은 특정한 사람이나 기업이 운용하지 않고 자연과 마찬가지로 법칙에 따라 움직인다는 점에서 ‘순수한 디지털 금’과 같다”고 덧붙였다.
다만 워즈니악은 자신이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에 투자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비트코인 1개와 이더리움 2개를 가지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지불수단으로 가능한지 실험해보기 위해 구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워즈니악은 비트코인이 700달러 수준일 때 투자했다가 최근 단 1비트코인을 제외하고 모두 처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암호화폐 지지자인 워즈니악은 올해 초 비트코인 사기를 당해 거액의 손해를 본 적도 있지만 이후에도 여전히 비트코인을 지지해왔다. 당시 워즈니악은 온라인으로 7개의 비트코인을 팔았지만 도난된 신용카드로 그의 비트코인을 산 구매자가 지불 요청을 취소하면서 7만2,000달러가량의 손실을 입은 바 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