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생아 출생률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며 신생아 선별검사의 대상이 되는 아이들도 줄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SCL은 한국 의료복지 관점에서 신생아 선별검사에 더욱 많은 검사를 도입해 질병을 조기에 발견해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국내 전문 검사기관 SCL(재단법인 서울의과학연구소)이 최근 창립 35주년을 맞아 기념식과 학술세미나를 진행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관련 분야 전문가들이 다수 참여해 진단검사의학 및 병리학 분야 최신 동향과 발전방향을 논의했다.
특히 안선현 SCL 전문의가 특별강연한 ‘신생아 선별검사 현재 그리고 미래’가 눈길을 끌었다. 신생아 선별검사는 체내 대사작용에 이상이 있거나, 선천적으로 특정 호르몬이 부족한 환아를 진단하기 위한 검사를 통칭한다.
안 전문의는 대다수 신생아는 태어났을 때 건강해 보이지만, 알고 보면 그렇지 않은 경우가 종종 발견된다고 설명한다. 그는 “가령 선천성 대사질환으로 선천적으로 체내에 특정 효소가 부족한 신생아는 수유를 진행할수록 분유ㆍ모유를 정상적으로 소화ㆍ흡수ㆍ분해 할 수 없다”며 “분해되지 않은 물질들은 특정 신체 기관에 쌓이게 되어 뇌 손상이나 장기 부전 등의 장애를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신생아 선별검사를 시행하면 조기에 문제가 되는 질환을 찾아낼 수 있다. 국내에서는 1985년 처음 신생아 선별검사가 시작됐다. 이후 1997년부터 정부 지원으로 페닐케톤뇨증과 선천성 갑상선기능 저하증을 무상으로 시행됐고, 2006년부터는 단풍단뇨증, 호모시스틴뇨증, 갈락토스혈증 및 선천성 부신과형성증 등 6종의 검사가 추가됐다. 작년에는 출생아 36만1594명이 모두 신생아 선별검사를 받았다. 이 중 447명이 선천성 대사질환 진단을 받았다. 신생아 809명당 1명 꼴로 나타나는 셈이다.
정부 지원 검사 6종 이외에도 본인부담으로 실시하는 이중질량분광법(Tandem mass spectrometry)에 의한 선별검사에서는 52종의 대사질환을 선별할 수 있다. 미국과 같은 선진국은 물론 대만ㆍ일본은 이중질량 분광법 이외에도 유병률이 높은 대사질환의 하나인 리소좀 축적질환과 부신백질이형성증을 선별하는 검사를 시행한다. 다만 우리나라에는 아직 제한된 질환에 대한 선별검사가 시행되고 있다.
안선현 전문의는 “선천성 대사질환은 조기에 진단 시 치료가 가능한 질환이 대부분이고 식이 조절 등을 통해 발병을 늦출 수 있다”며 “최근 국내 신생아 출생률이 급격히 감소하는 상황인데, 이런 시기일수록 다양한 질환에 대한 선별검사를 시행해 아이들이 건강하게 살 수 있게 도울 뿐 아니라 모자보건 향상에도 기여 할 수 있는 국가적인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SCL은 1998년 국내 검사 전문기관 최초로 세계적인 정도관리기관인 CAP(College of American Pathologists)로부터 인증을 획득한 후 현재까지 20년간 최상의 검사 프로세스를 구축해오는 등 국내 대표 진단검사기관으로 자리잡았다.
/김동호 기자 dongh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