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실 차기 한국경제학회장 "韓경제, 문제 생기면 바로 무너질 구조"

"생산·내수 등 불안한 상태
수출도 반도체 의존도 높아
학회서 문제점 짚어나갈 것"


민간 출신 여성으로 첫 통계청장을 지낸 이인실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가 8일 차기 한국경제학회장으로 선출됐다. 여성으로 한국경제학회를 이끌게 된 것은 이 교수가 처음이다.

한국경제학회는 이날 개표 이사회를 열고 2019년도 학회장에 이 교수를 선출했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생산·내수 등은 불안하고 수출은 개선된다지만 반도체 의존도가 심하다. 하나에 문제가 생기면 정말 쉽게 무너질 수 있는 이런 구조가 정말 위험한 구조”라며 “우리 경제 발전을 위해 (학회장 역할을) 잘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무엇보다 구조개혁을 강조했다. 그는 “세계 경기가 구조적으로 바뀌고 있다”며 “미국도 내년 정도가 되면 변곡점을 돌아설 것이다. 미국과 중국이 무역분쟁을 세게 하고 있는데 우리를 둘러싼 국제환경이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요한 것은 10년 전부터 하겠다는 구조개혁인데 바뀐 게 없다”며 “지금 좀 아프더라도 구조조정을 서두르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경제학회는 정관에 따라 내년 3월 취임하는 학회장 선출을 위한 회원 투표를 지난달 11일부터 지난 7일까지 한 달 가까이 우편으로 진행했다. 이번 학회장 선거에는 학회 이사회 추천 등을 거쳐 △염명배(62)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 △이인호(61)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등 세 명이 후보로 나섰고 투표에서 이 교수가 최다 득표를 얻어 차기 경제학회장이 됐다.

1956년 서울에서 태어난 이 교수는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미네소타대에서 공공재정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3년 국회예산정책처 경제분석실장으로 일하면서 경제와 정치를 접목한 정치경제학에 관심을 가졌다. 2004년에는 한국여성경제학회 회장직을 맡았고 2006년부터는 서강대에서 경제학과 정치학을 접목한 융합학문 등을 강의하고 있다. 2009~2011년에는 제12대 통계청장을 지냈다. 민간 출신 첫 여성 통계청장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한국경제연구원 금융재정연구센터 소장, 대통령 직속 규제개혁위원, 한국경제연구학회장 등으로도 활동했다.

서강대 경제대학원에서 그는 인기 교수로 꼽힌다. 딱딱한 경제학 시간에 최신 유행 개그를 강의에 버무리는 등 말랑말랑한 경제 강의로 유명하다. 통계청을 이끌었던 당시에는 조직을 효율화했다. 또 통계청이 국민의 일상과 괴리됐다는 지적에 따라 영문 이름과 기업 이미지(CI) 디자인을 바꾸는 등 국민과의 체감 거리를 좁히기 위해 노력한 것으로 평가받는다./세종=김상훈기자 서민준기자 ksh25t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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